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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 유증과 사인증여의 차이점

by 법무법인경국 가사팀 2026. 7. 14.

1. 법적 성질의 근본적 차이: 단독행위와 계약

 

자신의 사후에 재산을 타인에게 이전하고자 할 때 선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법적 수단으로 유증과 사인증여가 있습니다. 두 제도는 모두 피상속인의 사망을 계기로 재산이 이전된다는 공통점이 있으나, 그 성립 과정과 법적 성질은 완전히 다릅니다.

 

먼저 유증은 유언자가 유언이라는 방식을 통하여 자기 재산의 일부를 무상으로 타인에게 주는 단독행위입니다. 이는 상대방의 동의나 승낙이 필요하지 않으며, 유언자의 일방적인 의사표시만으로 성립합니다. 반면 사인증여는 증여자의 사망으로 인하여 효력이 생기는 증여로서, 증여자와 수증자 사이의 합의가 있어야 성립하는 계약입니다. , 유증은 상대방의 의사와 상관없이 성립하는 반면, 사인증여는 생전에 주는 쪽의 제안과 받는 쪽의 승낙이라는 의사표시의 합치가 반드시 존재해야 합니다.

 

2. 요식행위와 불요식행위

 

유증은 민법이 정한 엄격한 유언의 방식(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비밀증서, 구수증서)을 반드시 갖추어야 하는 요식행위입니다. 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99768 판결은 민법이 유언의 방식을 엄격하게 규정한 것은 유언자의 진의를 명확히 하고 법적 분쟁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므로, 법정된 요건과 방식에 어긋난 유언은 그것이 유언자의 진정한 의사에 합치하더라도 무효라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필유언증서에 연월일 중 날짜를 기재하지 않는 등 사소한 형식적 흠결만 있어도 유증은 법적 효력을 상실합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사인증여는 계약의 일종이므로 특별한 형식을 요구하지 않는 불요식행위입니다. 반드시 서면으로 작성할 필요도 없으며, 생전에 당사자 간에 죽으면 재산을 주겠다는 의사소통이 명확히 이루어졌다면 구두 합의만으로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유언의 형식을 갖추지 못해 유증으로서 무효가 된 경우라도, 만약 생전에 수증자와의 사이에서 재산 이전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는 점이 증명된다면 사인증여로서의 효력은 인정될 수 있습니다.

 

3. 효력 발생 시점과 포기의 자유

 

유증과 사인증여는 모두 증여자의 사망 시점에 효력이 발생한다는 점은 동일합니다. 그러나 권리를 받는 쪽의 태도에 따른 법적 취급은 다릅니다. 유증의 경우 수유자는 유언자의 사망 후 언제든지 유증을 승낙하거나 포기할 수 있는 자유가 있습니다. 단독행위이기 때문에 일단 유언이 남겨지더라도 받는 사람이 거부하면 그 효력을 강제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사인증여는 이미 생전에 계약으로 체결된 것이므로, 증여자가 사망한 후 수증자가 임의로 이를 포기하는 것이 유증만큼 자유롭지 않습니다. 계약에 따른 권리와 의무가 상속인들에게 그대로 승계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수증자가 계약 자체를 해제하거나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으나, 그 근거는 계약법의 원리에 따르게 됩니다.

 

4. 유언 철회의 자유와 사인증여의 가변성

 

유언자는 자신이 사망하기 전까지 언제든지 기존의 유언을 철회할 수 있는 절대적인 자유를 가집니다. 민법은 유언자가 유언 후의 생전행위나 새로운 유언으로 이전 유언과 저촉되는 행위를 한 경우, 저촉된 부분의 전 유언은 철회된 것으로 간주합니다. 대법원 1998. 5. 29. 선고 9738503 판결 및 1998. 6. 12. 선고 9738510 판결의 취지에 따르면, 유언자가 유언증서를 작성한 후 특정 재산을 처분하는 생전행위를 하였다면 그 부분에 관한 유언은 철회된 것으로 봅니다.

 

사인증여의 경우에도 민법 제562조에 따라 유언에 관한 규정이 준용되므로, 증여자가 생전에 사인증여 계약을 철회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일반적인 증여 계약은 해제가 까다롭지만, 사인증여는 유증과 마찬가지로 사망 시에 효력이 발생한다는 특수성 때문에 유언의 철회 규정을 유추 적용하여 증여자가 생전에 비교적 자유롭게 철회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의 입장입니다.

 

대법원 2022. 7. 28. 선고 2018211099 판결은 사인증여는 증여자의 사망으로 인하여 효력이 발생하는 무상행위로 실제적 기능이 유증과 다르지 않으므로, 증여자의 사망 후 재산 처분에 관하여 유증과 같이 증여자의 최종적인 의사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 또한 증여자가 사망하지 않아 사인증여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임에도 사인증여가 계약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법적 성질상 철회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증의 철회에 관한 민법 제1108조 제1항은 사인증여에 준용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5. 특정유증과 사인증여의 실무적 사례

 

특정유증은 유언자가 특정 재산을 콕 집어 수유자에게 남기는 것입니다. 대법원 9738503 판결 사안처럼 망인이 유언증서를 통해 특정 토지의 지분을 특정인에게 주기로 한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이러한 특정유증은 유언자가 사망하면 곧바로 효력이 발생하며, 법원의 검인이나 개봉 절차를 거치지 않았더라도 그 효력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사인증여의 사례로는 아버지가 투병 중에 자신을 간병해 준 자녀에게 내가 죽으면 이 집은 네가 가져라라고 말하고 자녀가 고맙습니다라고 답한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유언장의 형식을 갖추지 않았으므로 유증은 아니지만, 양 당사자의 의사 합치가 있었으므로 사인증여 계약이 성립합니다. 이 경우 아버지가 사망한 후 다른 형제들이 유언장이 없으므로 무효라고 주장하더라도, 사인증여의 성립이 입증된다면 해당 자녀는 집의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6. 주의사항

 

실무적으로 유증은 유언장의 형식을 갖추었느냐가 핵심이며, 사인증여는 생전에 당사자 간 합의가 있었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객관적 증거(녹취, 서면, 문자메시지 등)가 핵심입니다. 유증은 공증을 받지 않는 한 사후에 위조 여부를 두고 소송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고, 사인증여는 계약의 성립 시점과 증여자의 진정한 의사를 두고 다툼이 생기기 쉽습니다. 따라서 자신의 사후 재산 배분을 계획할 때는 이러한 법적 차이점을 명확히 인지하고, 자신의 상황에 가장 적합한 방식을 선택하여 증거력을 확보해 두는 것이 남겨진 가족들의 분쟁을 예방하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