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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

249. 법적으로 인정받는 유언의 5가지 방법

by 법무법인경국 가사팀 2026. 7. 8.

1. 유언의 요식성과 법적 효력의 발생 원칙

 

사람이 사후에 자신의 재산이나 법률관계를 정리하고자 남기는 의사표시를 유언이라고 합니다. 대한민국 민법은 유언자의 진정한 의사를 보호하고 사후에 발생할 수 있는 위조나 변조 및 분쟁을 방지하기 위하여 엄격한 요식주의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민법 제1060조는 유언은 본법에 정한 방식에 의하지 아니하면 효력이 발생하지 아니한다고 명시하여, 아무리 유언자의 진심이 담긴 글이나 영상이라 할지라도 법이 정한 5가지 방식(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비밀증서, 구수증서) 중 어느 하나에도 해당하지 않거나 법정 요건을 단 하나라도 갖추지 못했다면 이를 원천적으로 무효로 처리합니다. 민법이 유언에 관해 이렇게 엄격한 규정을 하고 있는 이유는 사후에 유언자의 의사를 확인할 길이 없는 상황에서 상속인들 사이의 분쟁을 막고 법적 안정성을 지키기 위한 것입니다.

 

2.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 가장 간편하지만 가장 엄격한 자필의 원칙

 

자필증서 유언은 유언자가 직접 종이에 유언의 내용과 날짜, 주소, 성명을 쓰고 날인하는 방식입니다.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고 증인이 필요 없어 많이 이용되지만, 요건이 대단히 까다롭습니다. 가장 핵심적인 요건은 전문 자필입니다. 유언의 내용부터 주소, 성명까지 반드시 유언자의 필적으로 직접 써야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 2006. 9. 8. 선고 200625103 판결은 법정된 요건과 방식에 어긋난 유언은 그것이 유언자의 진정한 의사에 합치하더라도 무효라고 하지 않을 수 없고(대법원 1999. 9. 3. 선고 9817800 판결, 2004. 11. 11. 선고 200435533 판결, 2006. 3. 9. 선고 200557899 판결 등 참조), 민법 제1066조 제1항은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은 유언자가 그 전문과 연월일, 주소, 성명을 자서하고 날인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유언자의 날인이 없는 유언장은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으로서의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은 유언자가 그 전문과 연월일, 주소, 성명을 자서하고 날인하여야 하는바, 타인에게 구수하여 필기시킨 것이나 타자기, 복사기 등 기계적 수단을 이용하여 작성한 것은 자필증서로서의 효력이 없습니다. , 이름과 주소만 손으로 쓰고 내용은 컴퓨터로 출력하여 도장을 찍었다면 그 유언은 법률상 종이 조각에 불과하게 됩니다.

 

또한 주소의 기재 역시 대단히 엄격합니다. 대법원 2014. 9. 26. 선고 201271688 판결은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은 민법 제1066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유언자가 그 전문과 연월일, 주소, 성명을 모두 자서하고 날인하여야만 효력이 있다고 할 것이고, 유언자가 주소를 자서하지 않았다면 이는 법정된 요건과 방식에 어긋난 유언으로서 그 효력을 부정하지 않을 수 없으며, 유언자의 특정에 지장이 없다고 하여 달리 볼 수 없다. 여기서 자서가 필요한 주소는 반드시 주민등록법에 의하여 등록된 곳일 필요는 없으나, 적어도 민법 제18조에서 정한 생활의 근거되는 곳으로서 다른 장소와 구별되는 정도의 표시를 갖추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만약 아파트 이름만 쓰고 동, 호수를 빠뜨렸거나 동까지만 적고 구체적인 번지를 생략했다면, 비록 유언자의 의사가 명확하더라도 주소 기재 요건 불비로 무효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마지막으로 도장이나 지장을 반드시 찍어야 하며, 사인(서명)만으로는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3. 녹음에 의한 유언: 육성의 기록과 증인의 결합

 

녹음에 의한 유언은 유언자가 유언의 취지, 그 성명과 연월일을 구술하고 이에 참여한 증인이 유언의 정확함과 그 성명을 구술함으로써 성립합니다(민법 제1067). 영상 매체나 음성 녹음기 등을 활용할 수 있으며, 자필로 쓰기 어려운 고령자나 신체 장애가 있는 분들이 활용하기에 적합합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증인의 참여입니다. 유언자가 혼자서 스마트폰에 대고 유언을 녹음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반드시 1명 이상의 증인이 함께 있는 상태에서 녹음이 진행되어야 하며, 그 증인이 녹음 끝부분에 유언자의 유언이 본인의 뜻에 따라 정확하게 이루어졌음을 확인하고 자신의 성명을 말해야 합니다. 만약 증인의 육성이 누락되었거나 유언자가 연월일을 말할 때 연도만 말하고 일자를 빼뜨렸다면 이 역시 요건 불비로 무효가 됩니다. 녹음 파일이 훼손되거나 분실될 위험이 있으므로 원본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대단히 중요합니다.

 

4.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 법적 분쟁을 최소화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

 

공정증서 유언은 유언자가 증인 2명이 참여한 가운데 공증인 앞에서 유언의 취지를 구수하고, 공증인이 이를 필기하여 유언자와 증인에게 낭독한 후 각자 서명 또는 기명날인하는 방식입니다(민법 제1068). 공증인이 절차를 주도하기 때문에 5가지 방식 중 법적 결함이 발생할 확률이 가장 낮고, 사후에 법원의 검인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실무적으로 공정증서 유언은 상속인들 사이의 다툼이 예상되거나 적극적 상속재산의 규모가 커서 확실한 집행이 필요할 때 주로 선택됩니다. 다만 공증 수수료가 발생하며, 반드시 2명의 증인이 동석해야 한다는 절차적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이때 증인은 민법 제1072조에 정한 결격 사유가 없어야 합니다. 미성년자, 상속을 받을 사람이나 그 배우자 및 직계혈족은 증인이 될 수 없으므로, 통상 지인이나 전문가를 증인으로 세우게 됩니다.

 

5. 비밀증서에 의한 유언: 내용의 은닉과 존재의 증명

 

비밀증서 유언은 유언의 내용을 누구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을 때 사용합니다. 유언자가 유언의 취지와 성명을 기재한 서면을 엄봉하고 날인한 뒤, 2명 이상의 증인 앞에 제출하여 자신의 유언서임을 표시하고 봉투 표면에 제출 연월일을 기재한 후 유언자와 증인이 각자 서명 또는 기명날인합니다(민법 제1069).

 

이 방식의 핵심은 봉인된 봉투를 작성일로부터 5일 이내에 공증인이나 법원 서기에게 제출하여 그 표면에 확정일자인을 받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만약 확정일자를 제때 받지 못하면 비밀증서로서의 효력은 사라집니다. 다만, 비밀증서 유언이 요건을 갖추지 못했더라도 그 서면이 자필로 작성되어 있다면 자필증서 유언으로 전환되어 효력을 유지할 수 있는 구제 조항(민법 제1071)이 존재합니다.

 

6.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 급박한 위난 상황에서의 최후 수단

 

구수증서 유언은 유언자가 질병이나 기타 급박한 사유로 인해 앞선 4가지 방식 중 어느 하나로도 유언을 할 수 없는 경우에 허용되는 예외적인 방식입니다(민법 제1070). 2명 이상의 증인이 참여한 가운데 그중 1명에게 유언의 취지를 구수하고, 필기자가 이를 받아 적은 뒤 유언자와 증인이 각자 확인하고 날인합니다.

 

이 방식은 대단히 긴급한 상황을 전제로 하므로, 증인이나 이해관계인이 급박한 사유가 종료된 날로부터 7일 이내에 법원에 검인을 신청하여 확정을 받아야 합니다. 만약 7일이라는 기간을 놓치면 유언은 효력을 상실합니다. 여기서 급박한 사유란 사망이 임박한 중병이나 조난, 전쟁 등을 의미하며, 단순히 공증인을 부르기 귀찮다거나 시간이 부족하다는 주관적 사유만으로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7. 증인 자격에 대해

 

모든 유언 방식(자필증서 제외)에서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것이 증인의 적격성입니다. 민법 제1072조는 유언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음의 사람들을 증인 결격자로 규정합니다.

 

첫째, 미성년자. 둘째, 피성년후견인과 피한정후견인. 셋째, 유언으로 이익을 받을 사람(수유자) 및 그의 배우자와 직계혈족입니다. 가령 아버지가 아들에게 재산을 물려준다는 유언을 할 때 아들이나 아들의 아내(며느리), 혹은 손자가 증인이 된다면 그 유언은 증인 결격으로 인해 무효가 됩니다. 따라서 실무적으로는 상속과 이해관계가 전혀 없는 제3자를 증인으로 섭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8. 유언장 보관과 상속 개시 후의 검인 절차

 

자필증서, 녹음, 비밀증서 유언의 경우 피상속인이 사망하여 상속이 개시된 후, 유언서를 소지한 자는 지체 없이 법원에 이를 제출하여 검인을 받아야 합니다(민법 제1091). 검인이란 유언장의 위조 여부를 가리고 형식적 요건을 확인하는 절차이며, 이 과정에서 다른 상속인들이 유언장의 진위 여부를 다툴 수 있습니다.

 

상속인들은 유언장의 필적이 고인의 것인지, 유언 당시 고인의 정신 상태가 온전했는지(유언능력) 등을 두고 치열한 법적 공방을 벌이곤 합니다. 특히 치매 환자의 유언이나 임종 직전의 유언은 그 효력을 두고 소송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법원 판례는 유언 당시 유언자가 유언의 내용을 이해하고 그 결과를 판단할 수 있는 이성적 능력이 있었다면 유언능력을 인정하지만, 이를 입증하는 책임은 유언의 효력을 주장하는 측에 있으므로 의사의 진단서나 간호 기록 등을 사전에 확보해 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9. 사례를 통해 보는 유언의 요건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한 가상 사례를 적용해 보겠습니다. 자산가 A씨는 사망 1년 전, 본인의 서재에서 모든 상가 건물은 큰아들에게, 아파트는 작은아들에게 준다는 내용을 컴퓨터 워드 프로세서로 타이핑하여 출력했습니다. A씨는 출력물 하단에 본인의 이름을 손으로 쓰고 인장을 찍었으며, 작성 날짜와 본인의 집 주소도 손으로 직접 기재했습니다.

 

이 유언은 법적으로 유효할까요? 결론은 무효입니다. 비록 날짜, 주소, 성명을 자필로 쓰고 날인까지 마쳤으나, 유언의 핵심 내용인 상속 재산 배분 방식이 기계(컴퓨터)에 의해 작성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자필증서 유언의 전문 자필 요건을 위반한 것입니다. A씨가 자신의 권리를 완벽하게 수호하고 싶었다면, 번거롭더라도 내용 전체를 손으로 썼거나 비용을 들여 공정증서로 작성했어야 합니다.

 

이처럼 법률이 정한 유언의 방식은 매우 엄격한 기준을 적용합니다. 유언자의 뜻이 아무리 명확하더라도 형식이 어긋나면 법은 이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유산 분배에 관한 소중한 뜻을 남기고자 한다면, 민법이 정한 5가지 방식의 세부 요건을 정확히 파악하고 가능하면 공정증서와 같이 증명력이 확실한 방식을 택하는 것이 남겨진 가족들의 불필요한 분쟁을 막고 자신의 마지막 의사를 실현하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입니다. 또한 사후에 자신의 유류분 비율을 침해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하는 상속인이 생기지 않도록, 유언서 작성 단계에서부터 전문가의 법리 검토를 거치는 태도가 요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