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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

247. 대습상속이란 무엇인가? 시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남편이 먼저 사망한 경우

by 법무법인경국 가사팀 2026. 7. 3.

1. 대습상속 제도의 법률적 정의와 입법 취지

 

우리 민법은 피상속인이 사망하여 상속이 개시되기 전에, 원래 상속인이 되어야 할 직계비속이나 형제자매가 먼저 사망하거나 상속결격자가 된 경우 그 사람의 배우자나 직계비속이 대신하여 상속인이 되는 제도를 마련해 두고 있습니다. 이를 법률 용어로 대습상속이라고 지칭합니다.

 

이 제도의 근본적인 입법 취지는 상속인이 될 사람의 가족들이 가졌던 상속에 대한 정당한 기대를 보호하고,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실질적인 공평을 기하기 위함입니다. 만약 이러한 장치가 없다면, 자녀가 부모보다 먼저 사망했다는 우연한 사정만으로 그 자녀의 남겨진 가족(배우자와 어린 자녀들)이 상속에서 완전히 배제되어 경제적 궁핍에 처하는 불합리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법은 사망한 상속인의 권리를 그 가족들이 승계하도록 하여 유산이 가계 내부에서 적절히 배분되도록 보장합니다.

 

2. 대습상속의 성립을 위한 요건

 

대습상속이 적법하게 성립하기 위해서는 민법 제1001조와 제1003조가 규정하는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첫 번째 요건은 피대습자의 자격입니다. 피대습자란 원래 상속인이 되어야 했으나 먼저 사망한 사람을 말합니다. 우리 법상 피대습자가 될 수 있는 사람은 피상속인의 직계비속(자녀, 손자녀 등) 또는 형제자매에게 한정됩니다. 따라서 피상속인의 부모(직계존속)가 상속인이 되어야 하는 상황에서 그 부모가 먼저 사망한 경우에는 대습상속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두 번째 요건은 상속개시 전의 사망 또는 결격입니다. 피대습자가 피상속인이 사망하기 전에 먼저 사망하거나, 고의로 피상속인을 살해하는 등의 사유로 상속결격자가 되었거나, 중대한 부양의무 위반으로 상속권 상실 선고를 받아야 합니다.

 

세 번째 요건은 대습상속인의 자격입니다. 피대습자의 자리를 대신하여 상속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피대습자의 직계비속(자녀, 손자녀 등) 또는 배우자여야 합니다. 이때 배우자는 반드시 법률상 혼인 관계에 있었던 자를 의미하며, 사실혼 관계의 배우자에게는 대습상속권이 부여되지 않습니다.

 

3. 며느리와 사위의 독특한 법적 지위

 

대습상속 제도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인물은 피대습자의 배우자, 즉 며느리나 사위입니다. 민법 제1003조 제2항에 따르면, 상속개시 전 사망한 자의 배우자는 피대습자의 직계비속이 있는 경우에는 그들과 공동상속인이 되고, 만약 자녀가 없다면 배우자가 단독으로 대습상속인이 됩니다.

 

시아버지가 사망했을 때 남편이 이미 고인이 된 상황이라면, 며느리는 사망한 남편의 상속 순위를 그대로 이어받아 시아버지의 재산을 물려받게 됩니다. 이는 며느리가 시부모를 직접 상속하는 것이 아니라, 남편이 살아있었다면 받았을 상속분을 남편의 배우자 자격으로 대신 수령하는 구조입니다. 이러한 법리는 사위의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4. 대습상속인의 상속분 산정과 유류분 권리의 승계

 

대습상속인이 받는 상속재산은 피대습자가 생존해 있었다면 받았을 상속분을 한도로 합니다. 만약 피대습자의 자녀가 여러 명이라면, 피대습자의 몫을 그 자녀들이 다시 각자의 지분에 맞게 나누어 가지게 됩니다.

 

가령 시아버지가 7억 원의 재산을 남겼고, 상속인으로 장남과 차남이 있는데 차남이 먼저 사망하여 그 처와 자녀 1명이 남았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차남이 살아있었다면 받을 몫은 35천만 원입니다. 대습상속인인 차남의 처와 자녀는 이 35천만 원을 1.5 1의 비율로 나누어 갖게 됩니다. 즉 며느리는 21천만 원, 손주는 14천만 원을 상속받게 됩니다.

 

더불어 대습상속인은 단순히 적극적 상속재산뿐만 아니라, 피대습자가 가졌을 최소한의 권리인 유류분 반환 청구권도 고스란히 승계합니다. 시아버지가 생전에 모든 재산을 장남에게만 몰아주었다 하더라도, 며느리와 손주는 사망한 남편의 유류분 권리를 근거로 장남을 상대로 유류분 반환 소송을 제기하여 자신들의 몫을 되찾아올 수 있습니다.

 

5. 인척 관계의 종료와 재혼에 따른 대습상속권의 소멸

 

배우자의 대습상속권은 피상속인과의 인척 관계가 유지되고 있음을 전제로 합니다. 민법 제775조 제2항에 따르면 배우자가 사망한 후 생존 배우자가 재혼한 때에는 인척 관계가 종료됩니다. 따라서 남편이 사망한 후 며느리가 다른 사람과 혼인 신고를 하여 새로운 법률적 가정을 꾸렸다면, 그 순간 시댁과의 인척 관계는 법적으로 단절됩니다.

 

재혼을 한 며느리는 더 이상 사망한 남편의 배우자라는 지위를 유지하지 못하므로, 이후 시아버지가 사망하더라도 대습상속권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 이는 상속의 근거가 되는 가족적 유대감이 재혼을 통해 상실되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다만 며느리가 재혼하더라도 사망한 남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손자녀들의 대습상속권은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손자녀들은 할아버지와 혈연관계에 있는 직계비속이므로, 어머니의 재혼 여부와 상관없이 아버지를 대신하여 할아버지의 유산을 상속받는 독자적인 권리를 유지합니다.

 

6. 동시사망에도 인정되는 대습상속의 법리

 

실무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쟁점 중 하나는 피상속인과 상속인이 불의의 사고 등으로 한날한시에 사망하여 사망의 선후를 가릴 수 없는 경우입니다. 민법 제30조는 2인 이상이 동일한 위난으로 사망한 경우 동시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이 상황에서 대습상속이 가능한지에 대해 과거에는 논란이 있었으나, 대법원은 가족들의 권리를 두텁게 보호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대법원 2001. 3. 9. 선고 9913157 판결은 원래 상속인이 될 자가 피상속인보다 먼저 사망한 경우뿐만 아니라, 피상속인과 상속인이 동시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경우에도 대습상속이 가능하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부자가 비행기 사고로 함께 사망하여 누가 먼저 숨졌는지 알 수 없더라도, 사망한 아들의 처와 자녀는 아들을 갈음하여 시아버지(할아버지)의 재산을 적법하게 대습상속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동시사망이라는 비극적 상황 때문에 남겨진 직계 가족들이 상속에서 소외되는 것을 막기 위한 사법부의 확고한 의지가 반영된 판례입니다.

 

7. 상속결격 및 상속권 상실과 대습상속의 상호작용

 

피대습자가 사망한 것이 아니라 상속결격자가 되거나 상속권 상실 선고를 받은 경우에도 대습상속은 발생합니다. 다만 이 경우에는 배우자는 대습상속인이 될 수 없고, 직계비속만이 대습상속인이 될 수 있습니다.

 

상속결격이란 고의로 피상속인을 살해하거나 유언장을 위조하는 등 중대한 패륜 행위를 저지른 자의 상속권을 박탈하는 제도이며, 상속권 상실 선고는 피상속인에 대한 중대한 부양의무 위반이나 중대한 범죄행위 등을 사유로 상속권을 상실시킬 수 있는 제도입니다. 비록 피대습자 본인은 죄질이 무거워 재산을 한 푼도 받을 수 없게 되지만, 그 죄를 무고한 배우자나 자녀들에게까지 물어 상속을 막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아들이 아버지를 해치려 하여 상속결격자가 되었다 하더라도, 그 아들의 아내와 자식들은 결격자가 된 아들을 대신하여 할아버지의 재산을 상속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연좌제를 금지하고 개별 상속인들의 고유한 상속 이익을 존중하는 우리 법제의 원칙입니다. 다만 2026317일 시행된 개정 민법에 따라 부양 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하여 상속권 상실 결정을 받은 경우에도 이와 유사한 대습 법리가 적용되는지에 대해서는 개별 사안에 따른 정교한 법률 검토가 필요합니다.

 

8. 구체적 사례를 통해 보는 대습상속의 결과

 

이해를 돕기 위해 종합적인 가상 사례를 적용해 보겠습니다. 자산 10억 원을 보유한 A씨에게는 두 아들 BC가 있습니다. 큰아들 B2020년에 처 D와 자녀 E를 두고 사망했습니다. 이후 2024A씨가 특별한 유언 없이 사망했습니다.

 

이때 A씨의 유산을 물려받는 상속인은 둘째 아들 C, 죽은 큰아들 B의 자리를 대신하는 처 D(며느리), 자녀 E(손주)입니다. 전체 상속 지분은 B의 몫 5억 원과 C의 몫 5억 원으로 먼저 나뉩니다. C는 자신의 5억 원을 그대로 가져가고, B의 몫인 5억 원은 다시 처 D와 자녀 E에게 1.5 1의 비율로 배분됩니다. 계산하면 며느리 D3억 원을, 손주 E2억 원을 최종적으로 상속받게 됩니다.

 

만약 A씨가 사망하기 전 며느리 D가 이미 재혼을 했다면 D는 상속인 명단에서 제외되며, B의 몫인 5억 원은 손주 E가 단독으로 대습상속하게 됩니다. 이처럼 대습상속은 가족 관계의 변동과 사망 시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므로, 각 요건을 정확히 분석하여 자신의 정당한 권리 범위를 확정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