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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

245. 빚도 상속이 될까? 적극재산과 소극재산의 이해

by 법무법인경국 가사팀 2026. 7. 2.

1. 상속의 포괄승계 원칙, 권리와 의무의 동시 이전

 

상속은 피상속인이 사망함과 동시에 그의 모든 법률적 지위가 상속인에게 그대로 이전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우리 민법 제1005조는 상속인이 상속 개시된 때로부터 피상속인의 재산에 관한 포괄적 권리의무를 승계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상속이라고 하면 예금, 부동산, 주식과 같이 경제적 가치가 있는 재산을 물려받는 것만을 떠올리지만, 법률적으로 상속은 피상속인이 생전에 가졌던 빚, 즉 채무까지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이를 포괄승계라고 하며, 상속인은 피상속인의 재산상 권리뿐만 아니라 의무까지도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고스란히 떠안게 됩니다. 따라서 상속이 개시되면 가장 먼저 파악해야 할 것은 물려받을 재산이 얼마인지뿐만 아니라, 갚아야 할 빚이 얼마나 있는지도 정확히 구분해야 합니다.

 

2. 적극재산의 범위, 경제적 가치가 있는 재산

 

법률 용어로 적극재산이란 상속재산 중 경제적 이익이 되는 모든 자산을 일컫습니다. 여기에는 눈에 보이는 부동산인 아파트, 상가, 토지뿐만 아니라 예금, 주식, 채권, 자동차 등이 모두 포함됩니다. 또한 특허권이나 저작권 같은 지식재산권, 피상속인이 타인에게 돈을 빌려주고 아직 받지 못한 대여금 채권 등도 모두 적극재산에 해당합니다.

 

주의해야 할 점은 피상속인이 남긴 모든 금전적 이익이 상속재산인 적극재산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생명보험금입니다. 대법원 2001. 12. 28. 선고 200031502 판결에 따르면, 피상속인이 자신을 피보험자로 하고 수익자를 자신이 사망한 경우에는 상속인이라고 지정한 생명보험 계약을 체결한 경우, 그 보험금 청구권은 상속인이 보험계약의 효력으로 취득하는 고유재산이지 상속재산이 아니라고 판시하였습니다. 이는 상속인이 빚이 많아 상속을 포기하더라도 보험금은 수령할 수 있다는 의미로, 적극재산과 상속인의 고유재산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대단히 중요합니다.

 

3. 소극재산의 이해, 채무의 승계

 

소극재산은 상속재산 중 상속인이 변제해야 할 의무가 있는 채무를 의미합니다. 은행에서 받은 대출금, 신용카드 미결제 대금, 사채, 아직 지불하지 않은 병원비나 미납된 세금 등이 모두 여기에 해당합니다. 또한 피상속인이 타인을 위해 서준 보증 채무나 임차인에게 돌려줘야 할 전세보증금 반환 채무 역시 상속인에게 승계되는 소극재산입니다.

 

소극재산은 상속이 개시되는 순간 상속인들에게 법적으로 배분됩니다. 상속인이 여러 명일 경우, 이 빚은 각자의 상속 지분에 따라 나누어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1억 원의 빚을 남기고 사망했고 상속인으로 자녀가 두 명 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각 자녀는 5,000만 원씩의 빚을 갚아야 할 법적 의무를 지게 됩니다. 채무는 상속인들 사이의 협의로 특정인에게 몰아줄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며, 채권자의 동의가 없는 한 법정 상속 비율에 따라 강제로 분담됩니다.

 

4. 가분채무의 법리와 상속 채무의 처리 방식

 

상속 채무 중에서 금전 채무와 같이 나눌 수 있는 채무를 가분채무라고 합니다. 가분채무는 상속재산 분할 협의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 법원의 확고한 입장입니다. 대법원 1997. 6. 24. 선고 978809 판결은 금전채무와 같이 급부의 내용이 가분인 채무가 공동상속된 경우, 이는 상속 개시와 동시에 당연히 법정상속분에 따라 공동상속인에게 분할되어 승계되므로 상속재산 분할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간단한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아버지가 10억 원 상당의 건물(적극재산)2억 원의 은행 대출금(소극재산)을 남겼고 자녀가 두 명입니다. 자녀들은 건물에 대해서는 협의를 통해 한 명이 단독으로 소유하기로 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2억 원의 대출금은 협의와 상관없이 아버지가 사망하는 순간 각 자녀에게 1억 원씩 나뉘어 승계됩니다. 채권자인 은행은 건물을 누가 가졌는지와 상관없이 각 자녀에게 1억 원씩을 갚으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실무적으로는 건물을 단독 소유하는 자녀가 대출금 전체를 책임지기로 하는 채무인수 약정을 맺고 은행의 승낙을 받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도 합니다.

 

5. 소극재산이 적극재산보다 많을 때의 법적 대응, 한정승인과 상속포기

 

피상속인이 남긴 재산보다 빚이 더 많은 상황에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상속인은 자신의 개인 재산으로 피상속인의 빚을 갚아야 하는 가혹한 처지에 놓이게 됩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우리 법은 세 가지 선택지를 제공합니다.

 

첫째는 단순승인으로, 재산과 빚을 모두 승계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상속포기로, 상속인으로서의 지위 자체를 포기하여 재산과 빚을 모두 물려받지 않는 것입니다.

셋째는 한정승인으로, 상속받은 적극재산의 범위 내에서만 소극재산을 변제하는 조건으로 상속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채무의 규모가 불분명하거나 재산보다 빚이 조금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될 때 한정승인은 상속인의 개인 재산을 보호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장치가 됩니다. 이 절차들은 상속 개시를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법원에 신고해야 하므로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6. 세금 및 공과금의 승계와 책임 범위

 

소극재산에는 민간 채무뿐만 아니라 국가에 내야 할 세금도 포함됩니다. 피상속인이 체납한 소득세,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은 모두 상속인에게 승계됩니다. 국세기본법 제24조에 따르면 상속인은 상속으로 받은 재산을 한도로 피상속인의 국세 등을 납부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일종의 법정 한정승인과 유사한 효과를 가지는데, 상속인이 물려받은 재산이 전혀 없다면 피상속인의 세금을 대신 내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적극재산을 조금이라도 물려받았다면 그 재산의 가액 범위 내에서는 피상속인의 세금 체납분을 우선적으로 변제해야 할 책임이 발생합니다.

 

7. 실무적 사례를 통한 적극재산과 소극재산의 정산

 

이해를 돕기 위해 복잡한 사례를 하나 적용해 보겠습니다. 피상속인이 시가 5억 원의 아파트와 예금 1억 원을 남겼으나, 아파트 담보대출 3억 원과 개인적인 사채 4억 원이 있는 상태에서 사망했습니다. 상속인은 자녀 한 명입니다.

 

여기서 적극재산의 총합은 6억 원(5+ 1)이고, 소극재산의 총합은 7억 원(3+ 4)입니다. 부채가 재산을 1억 원 초과하는 상황입니다. 상속인이 단순히 상속을 받게 되면 본인의 돈 1억 원을 보태어 사채업자나 은행에 갚아야 합니다. 하지만 상속인이 한정승인을 신청한다면, 물려받은 6억 원의 범위 내에서만 빚을 갚으면 됩니다. 6억 원을 정리하여 담보대출 3억 원을 먼저 상환하고 남은 3억 원을 사채업자에게 변제하면, 부족한 1억 원에 대해서는 법적 책임이 면제됩니다. 이처럼 적극재산과 소극재산의 규모를 정확히 비교 분석하는 일은 상속인이 입을 수도 있는 불측의 손해를 방지하기 위해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8. 상속재산 파악을 위한 안심 상속 원스톱 서비스 활용

 

피상속인이 정확히 어떤 재산과 빚을 남겼는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별거 중이었거나 갑작스러운 사고로 사망한 경우 소극재산의 존재를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이를 돕기 위해 정부는 안심 상속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피상속인의 금융 내역, 세금 체납, 토지 소유 현황, 자동차 보유 정보 등을 한 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상속인은 이 결과를 토대로 적극재산과 소극재산의 목록을 작성하고, 상속을 그대로 받을 것인지 아니면 한정승인이나 포기를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아파트만 보고 상속을 승낙했다가 나중에 거액의 사채나 보증 채무가 발견되어 곤란을 겪는 일이 없도록, 반드시 공식적인 조회를 통해 소극재산의 실체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상속으로 이익을 볼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오히려 상속으로 인해 손해를 보는 사례도 많습니다. 만일 상속으로 인해 손해를 볼 수 있다면 상속한정승인이나 상속포기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