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상속

214. 명의신탁된 부동산의 상속재산분할 가능성

by 법무법인경국 가사팀 2026. 5. 21.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에 따라 원칙적으로 무효인 명의신탁 약정이, 피상속인의 사망으로 인한 상속 개시 시점에 수면 위로 드러나는 경우가 실무상 빈번하게 관찰됩니다. 가족 간의 상속 분쟁에서 실제 소유자인 피상속인과 공부상 명의인인 제3자가 불일치하는 차명 부동산이 상속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떠한 법리에 따라 그 권리가 승계되는지는 상속 소송의 쟁점으로 다루어질 수 있습니다. 명의신탁 부동산의 상속재산 포함 여부는 당사자 간의 이해관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정교한 법리적 해석과 구체적인 소송 전략이 필수적으로 요구됩니다. 

 

1. 명의신탁 관계에서의 피상속인의 지위에 따른 법적 취급의 구별

 

차명 부동산과 관련된 상속 문제를 논리적으로 풀어가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피상속인이 부동산 거래 관계에서 어떠한 위치에 있었는지를 정확히 규명해야 합니다. 즉, 피상속인이 단순히 이름만 빌려준 수탁자였는지, 아니면 실제 자금을 지출하고 타인의 이름을 빌린 신탁자였는지에 따라 법적 취급이 극명하게 갈립니다.

 

첫째, 피상속인이 명의순탁자로서 사망한 경우입니다. 이 경우 등기부상으로는 피상속인의 이름으로 소유권이 공시되어 있으나, 해당 부동산은 피상속인의 고유재산이 아니므로 상속인들이 나누어 가질 수 있는 상속재산에 원칙적으로 포함되지 않습니다. 실제 소유자인 명의신탁자를 상속인들을 상대로 신탁 약정해지 또는 무효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 내지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하여 지산의 재산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실소유자(명의신탁자)가 실제 매수 대금의 출처나 등기권리증 보관 사실 등을 통해 실질적 소유자임을 객관적으로 입증해 낸다면 상속인들은 무효인 등기를 이전해 주어야 할 반환 의무만을 부담하게 됩니다.

 

둘째, 피상속인이 명의신탁자로서 사망한 경우입니다. 피상속인이 생전에 지인의 이름으로 토지나 건물을 매수해 두었다가 유언 없이 사망했다면, 피상속인이 명의수탁자인 지인에 대하여 생전에 행사할 수 있었던 법적 권리가 그대로 공동상속인들에게 상속됩니다. 이때 법률상 주의해야 할 점은, 제3자 명의로 되어 있는 부동산 그 자체가 즉각적인 상속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상속인들은 수탁자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하거나 과거에 지급했던 매수 자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채권적 권리를 승계하는 것이며, 이를 권리의 성질에 따라 현실화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온전한 상속재산으로 편입시킬 수 있습니다. 

 

2. 가사소송법상 상속재산분할심판의 절차적 한계와 예외적 허용 범위

 

상속인들이 피상속인의 차명 재산을 확인했을 때 겪게 되는 가장 큰 난관은, 관할법원의 절차적 분리 문제입니다. 원칙적으로 가정법원에서 전담하는 상속재산분할심판 절차에서는 제3자 명의로 등기된 재산을 직접적인 분할대상으로 삼아 상속인들에게 지분 이전을 명할 수 없습니다. 상속인들은 분할심판에 앞서 수탁자를 피고로 특정하여 민사법원에 부당이득반환이나 소유권이전등기를 구하는 민사소송을 선행해야만 합니다. 이 민사소송에서 승소 확정판결을 받아 피상속인 명의로 해당 부동산이나 금전을 되찾아온 후에야, 비로소 가정법원에서 공동상속인들 간의 기여분이나 특별수익을 따져 재산을 분배할 수 있는 것입니다. 

 

원칙적으로 타인 명의의 부동산 등은 민사소송을 거쳐 피상속인 명의로 회복한 뒤에야 상속재산으로 분할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사 재판 실무상, 공동상속인 및 명의순탁자 전원이 해당 재산이 피상속인의 차명 재산임에 다툼이 없고 이를 분할대상으로 삼는 데 동의한다면 복잡하 민사 절차를 생략하고 예외적으로 상속재산분할심판 절차에서 직접 분할하는 것이 허용될 수 있습니다. 

 

간단한 사례를 산정해 보겠습니다. 아버지 갑이 생전에 자신의 자금 10억 원으로 상가를 매수하면서 세금 문제를 이유로 오랜 친구인 을의 이름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해두고 사망했습니다. 상속인으로는 자녀 병과 정이 남았습니다. 병과 정이 곧바로 가정법원에 달려가 해당 상가를 반씩 나누어 달라고 심판을 청구하면 법원은 이를 각하할 가능성이 큽니다. 병과 정은 먼저 친구 을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상가의 소유권을 갑의 명의로 회복해야 합니다. 이후 해당 상가에 대한 상속재산분할을 다툴 수 있습니다. 

 

3. 부동산실명법 체계에 따른 신탁 유형별 승계 권리의 차이

 

피상속인이 실제 소유자인 신탁자였을 때 상속인들이 수탁자로부터 회수할 수 있는 권리의 구체적인 내용과 범위는 부동산실명법 체계에 따른 신탁의 세 가지 유형에 따라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는 소송 서면을 구성할 때 청구 원인을 결정짓는 가장 핵심적인 법리입니다. 

 

첫째, 양자간 명의신탁의 사안입니다. 피상속인이 애초에 본인 소유의 명의로 등기되어 있던 기존 부동산을 세금 포탈이나 강제집행 면탈 등의 개인적 사정으로 지인의 이름으로 명의만 슬쩍 이전해 둔 경우입니다. 이 경우 부동산실명법에 따라 수탁자 명의의 등기는 무효가 되며, 법률상 소유권은 원소유자인 피상속인에게 그대로 남아있는 것으로 취급됩니다. 따라서 피상속인이 사망하면 상속인들은 수탁자를 상대로 명의신탁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권이나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공동으로 상속받아 행사함으로써 부동산 자체의 소유권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둘째, 3자간 등기명의신탁(중간생략형 명의신탁)의 경우입니다. 피상속인이 매도인과 직접 매매계약을 체결하여 매수 대금까지 모두 지급하였으나, 소유권이전등기만 수탁자 앞으로 곧바로 넘긴 사안입니다. 이 역시 수탁자 명의의 등기가 부동산실명법 위반으로 무효가 되어 부동산의 물권적 소유권은 매도인에게 복귀합니다. 그러나 매매계약 자체는 여전히 유효하므로 상속인들은 피상속인이이 매도인에 대하여 가지는 매매계약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상속받습니다. 이를 근거로 상속인들은 매도인을 대위하여 수탁자의 무효 등기를 말소시키고, 매도인으로부터 다시 상속인들 명의로 소유권을 이전해오는 복잡한 소송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셋째, 계약명의신탁의 특수한 법리입니다. 피상속인이 매수 자금을 수탁자에게 대어주고, 수탁자가 전면에 나서 직접 계약의 당사자가 되어 매도인과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등기까지 마친 경우입니다. 이 유형에서는 매도인이 신탁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면(선의), 거래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수탁자 명의의 등기는 예외적으로 유효한 것으로 됩니다. 이 경우 명의수탁자가 대내외적으로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므로 피상속인이나 그 상속인들은 애당초 해당 부동산 자체의 소유권을 반환하라고 요구할 법적 근거가 없습니다. 

 

대신 상속인들은 피상속인이 수탁자에게 준 매수자금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채권만을 상속재산으로 취득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계약명의신탁 사안에서 해당 부동산의 현재 가치가 매수 당시보다 수배 이상 폭등했다 하더라도, 상속인들이 수탁자로부터 돌려받아 분할할 수 있는 몫은 과거의 매수자금에 불과하므로 분쟁의 실익이 크게 쪼그라드는 결과가 발생하며, 10년의 소멸시효도 고려하여야 합니다. 소송 대리 시 이 지점을 명확하게 파악하여 무리하게 부동산 반환을 구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아야 합니다. 

 

4. 증여와의 엄격한 구별 및 입증 책임의 문제

 

상속 실무 현장에서는 제3자 명의의 등기가 피상속인의 명의신탁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수탁자를 향한 순수한 생전 증여인지 여부를 다투는 양상으로 전개되곤 합니다. 특히 피상속인이 공동상속인 중 특정한 1인에게만 부동산을 사주면서 명의를 바로 넘겨준 이른바 차명 매수 사안을 경우, 상대방을 이를 반환해야 할 명의신탁 재산이 아니라 자신이 확정적으로 소유권을 취득한 사전 증여라고 강하게 주장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만약 해당 법률행위가 법정에서 명의신탁으로 온전히 인정되지 못하고 피상속인의 생전 증여로 결론 내려진다면, 해당 부동산은 피상속인의 사망 당시 보유한 적극재산이 아니므로 상속재산분할의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이 경우 특별수익의 법리로 접근하여 남은 상속재산에서 덜 분할받도록 하거나, 필요한 경우 별도의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을 통해 유류분을 찾아오는 우회 전략을 취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소송 초기 단계붵 사실관계를 철저하게 재구성하는 증거 수집 노력이 승패를 가릅니다. 부동산 최초 매수 당시의 거액의 자금 흐름을 보여주는 금융기관 거래 내역, 매매계약서의 실제 작성 경위와 중개인 증언, 등기권리증을 피상속인이 보관해 왔는지 여부, 수탁자 명의로 부과되는 각종 대출금 이자나 재산세 및 종합부동산세를 실질적으로 피상속인이 납부해 온 정황 등을 촘촘하게 수집해야 합니다. 이러한 객관적인 간접 증거들을 엮어 신탁 약정의 실체를 재판부에 입증해 내는 것만이, 차명 재산을 상속재산으로 다시 만들 수 있는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