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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

유류분 반환 방식, 원물 반환 원칙에서 가액 반환으로의 변화

by 법무법인경국 가사팀 2026. 3. 12.

가족을 떠나보낸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남겨진 유산을 둘러싸고 형제들 사이에 다툼이 벌어지는 일은 생각보다 잦습니다. 부모님이 평생 일군 재산이 어느 한 자녀에게만 집중되었을 때, 소외된 다른 자녀들이 법적으로 보장된 자신의 최소한의 몫을 되찾기 위해 제기하는 절차가 바로 유류분 청구입니다.

 

그런데 기나긴 소송에서 이겨서 내 몫을 마침내 인정받았다고 해도, 도대체 그 재산을 어떤 형태로 돌려받게 되는 것일까요? 오늘은 과거에 부동산 지분 자체를 조각조각 쪼개어 나누어 갖던 방식에서, 최근 민법 개정안에 의해 현금으로 깔끔하게 가치를 환산하여 정산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는 법적 흐름과 그 현실적인 이유를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1. 과거의 굳건한 원칙: 부동산 지분으로 분할

 

우리 법원이 오랫동안 고수해 온 유류분 반화느이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원물 반환입니다. 이는 부모님이 물려주신 재산의 형태를 원래 상태 그대로 보존하면서 각자의 몫을 나눈다는 뜻입니다. 

 

만약 아버지가 큰형에게 상가 건물을 단독으로 증여하고 세상을 떠났다면, 소송에서 승소한 동생은 그 상가 건물의 전체 가치 중 자신이 이겨낸 비율만큼의 소유권 지분을 그대로 가져오게 됩니다. 두 사람 모두 가액으로 반환하기를 원하지 않는 이상, 건물 하나에 큰형과 동생의 이름이 공동소유자로 나란히 등기부에 올라가는 것입니다.법이 이런 방식을 원칙으로 삼았던 이유는, 돌아가신 분이 남긴 재산의 원형을 최대한 존중하고 인위적으로 훼손하지 않기 위해서였습니다. 재산을 받은 사람 역시 그 건물을 온전히 지키고 싶어 할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었습니다. 

 

2. 지분 쪼개기가 불러온 기막힌 부작용과 고통

 

하지만 이 훌륭해 보이는 원칙은 현실에서 많은 부작용을 낳았습니다. 이미 재산 문제로 크게 얼굴을 붉히고 치열한 법정 싸움까지 치르며 원수보다 못한 사이가 된 형제들이, 졸지에 하나의 건물을 공동으로 소유하는 동업자가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건물에 누수가 생겨 수리해야 할 때 비용을 어떻게 낼 것인지, 새로운 세입자를 얼마의 월세에 들일 것인지, 매달 들어오는 수익을 지분대로 정확히 나누는 과정 등에서 사사건건 부딪힐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큰형이 돈이 급해서 건물을 통째로 팔고 싶어도 지분을 가진 동생이 딴지를 걸며 동의하지 않으면 마음대로 팔 수도 없습니다. 반대로 동생이 자신의 작은 지분만 따로 팔아 현금화하려고 해도, 온전한 건물이 아니기에 제값을 주고 사려는 매수인이 나타날 리 만무합니다.

 

결국 기나긴 소송이 끝난 후에도 형제간의 분쟁은 제2막으로 이어지고, 재산을 현금화하여 쓰지도 못한 채 평생을 족쇄처럼 서로 묶여서 고통받는 악순환이 끊임없이 반복되거나, 공유물분분할 소송, 부당이득반환 소송 등 다시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3. 알기 쉬운 사례로 보는 두 방식의 차이점

 

이해를 돕기 위해 구체적인 가상의 상황을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아버지가 첫째 딸에게 시세 10억 원짜리 아파트를 전부 증여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아무것도 받지 못한 둘째 딸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유류분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으로부터 2억 원에 해당하는 몫을 돌려받으라는 승소 판결을 받았습니다.

 

과거의 원칙대로 지분을 나눈다면, 둘째 딸은 10억 원짜리 아파트의 2/10, 즉 1/5 지분을 소유하게 됩니다. 아파트 등기부에 두 자매의 이름이 공동으로 올라갑니다. 만약 첫째 딸이 그 아파트에 혼자 거주하고 있다면, 둘째 딸은 첫째 딸에게 내 지분만큼의 월세를 내라고 요구하거나 공유물분할 소송을 제기하여 아파트를 경매에 넘기겠다며 또다시 피 말리는 싸움을 시작할 것입니다.

 

하지만 새롭게 민법 개정안에서 규정하고 있는 가액 반환(현금 반환) 방식이 적용된다면 결과는 아주 깔끔해집니다. 첫째 딸은 아파트의 소유권을 100퍼센트 그대로 온전히 유지합니다. 등기부를 지저분하게 쪼갤 필요가 없습니다. 대신 둘째 딸이 가져가야 할 몫인 2억 원을 첫째 딸이 현금으로 마련하여 동생의 은행 계좌로 입금해 주는 것으로 모든 상황이 완전히 종료됩니다. 더 이상 두 자매가 하나의 재산을 두고 평생 얼굴을 마주치며 다툴 일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4. 현금 반환 시 가치를 평가하는 엄격한 기준과 절차

 

만일 유류분을 현금으로 정산받는다면, 도대체 언제 시세를 기준으로 그 부동산의 몸값을 계산할 것인지가 가장 예민한 쟁점으로 떠오릅니다. 부동산은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대법원은 이 계산법에 대해 아주 명확한 기준을 세워두고 있습니다. 내가 유류분으로 돌려받아야 할 몫의 퍼센트(비율)를 계산할 때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시점(상속개시일)의 가치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지분 대신 내 통장에 입금되어야 할 구체적인 현금의 액수를 산정할 때는, 실제 재판이 끝나는 시점 즉 판결이 내려지기 직전의 현재 시세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돌아가실 당시에는 5억 원이었던 땅이, 재판을 2년 동안 치열하게 진행하는 사이에 주변에 지하철이 들어선다는 호재가 생겨 10억 원으로 훌쩍 뛰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때 소송을 제기한 자녀는 과거의 5억 원이 아닌, 재판이 끝나는 시점의 시세인 10억 원을 기준으로 가치를 평가받게 됩니다. 그 결과 훨씬 더 많은 현금을 손에 쥘 수 있게 됩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발생하는 물가 상승과 부동산 가치 상승의 달콤한 혜택을, 재산을 쥐고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소송을 제기하여 권리를 찾는 사람도 공평하게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하는 매우 합리적인 장치입니다.

 

당사자들끼리 현재 시세에 대해 의견이 엇갈려 합의가 되지 않는다면, 법원이 공식적으로 지정한 공인 감정평가사가 해당 부동산을 꼼꼼하게 평가하여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객관적인 현금 가치를 산출해 내므로 억울함을 덜 수 있습니다.

 

5. 맺음말

 

남겨진 가족의 몫을 되찾는 소송은 그 자체로도 피를 말리는 길고 험난한 여정입니다. 힘든 진흙탕 싸움 끝에 간신히 얻어낸 결과물이 또 다른 분쟁의 족쇄가 되어서는 결코 안 될 것입니다. 부모님의 재산을 온전히 지키려는 쪽이든 잃어버린 나의 권리를 마땅히 찾으려는 쪽이든, 부동산 지분을 나누어 가지며 겪게 될 끝없는 피로감과 재산권 행사의 제약보다는 깔끔하게 현금으로 가치를 정산하는 방식이 양쪽 모두의 홀가분한 새 출발을 위한 가장 지혜로운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만약 이와 관련한 무거운 분쟁을 눈앞에 두고 계신다면, 건물의 지분을 고집할 것인지 현금으로 정산받을 것인지 나의 경제적 유불리를 면밀하게 따져보셔야 합니다. 객관적인 법리 해석과 전문가의 조언을 바탕으로 가장 매끄럽게 가족 간의 얽힌 매듭을 풀고 관계를 정리할 수 있는 철저한 전략을 미리 세워두시기를 간곡히 당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