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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

240. 유류분은 누가 청구할 수 있나요? 유류분권리자의 범위

by 법무법인경국 가사팀 2026. 6. 19.

1. 1순위 권리자: 피상속인의 직계비속과 배우자

 

민법상 가장 최우선으로 유산을 물려받을 권리를 지닌 1순위 상속인은 피상속인의 직계비속과 법률상 배우자입니다. 직계비속이란 자녀, 손자녀 등을 지칭하며, 친생자는 물론이고 적법하게 입양된 양자도 완벽하게 동일한 권리를 지닙니다. 혼인 외의 출생자라 하더라도 인지 절차를 거쳐 가족관계등록부에 정식으로 등재되었다면 아무런 차별 없이 직계비속으로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이들 직계비속과 배우자는 민법 제1112조의 규정에 따라 본인이 원래 받았어야 할 법정상속분의 절반(1/2)을 자신의 유류분으로 가질 수 있습니다. 만약 피상속인에게 직계비속과 배우자가 모두 생존해 있다면 이들이 공동으로 1순위 권리자가 되며, 후순위에 머무는 피상속인의 부모 등은 상속에서 완전히 배제되므로 자연스럽게 반환을 청구할 자격조차 얻지 못하게 됩니다.

 

2. 2순위 권리자: 피상속인의 직계존속

 

피상속인에게 자녀나 손자녀 등 직계비속이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상속의 순위는 제2순위인 직계존속으로 넘어갑니다. 직계존속이란 피상속인의 부모, 조부모 등을 의미합니다. 만약 피상속인에게 배우자가 있다면 그 배우자와 직계존속이 공동으로 상속인이 되어 권리를 행사하게 됩니다.

 

주의할 점은 직계존속이 보장받는 법정 비율이 직계비속과 다르다는 것입니다. 민법 제1112조는 직계존속의 경우 본인의 법정상속분의 1/3만을 보장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직계비속이나 배우자에 비하여 피상속인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나 재산 형성의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보는 입법적 판단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3. 형제자매의 권리 상실: 2024년 헌법재판소 위헌 결정

 

과거 우리 민법은 피상속인의 직계비속이나 직계존속이 모두 없는 경우, 3순위 상속인인 형제자매에게도 법정상속분의 1/3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 조항은 2024425일 헌법재판소 2020헌가4 등 결정을 통해 위헌으로 선고되어 효력을 상실하였습니다.

 

헌법재판소는 현대 사회가 대가족 중심의 농경 사회에서 벗어나 철저히 핵가족화되었고, 형제자매 사이에 경제적 유대감이나 상호 부양 의무가 과거와 같이 강하게 유지되지 않는다고 진단했습니다. 따라서 피상속인이 자신의 재산을 자유롭게 처분하고자 하는 본질적인 권리를, 생계 연관성이 떨어지는 형제자매를 위해 강제로 제한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위헌적 소지가 명백하다고 판시하였습니다.

 

4. 대습상속인의 권리 승계

 

권리자가 될 수 있는 또 다른 중요한 부류는 대습상속인입니다. 민법 제1001조는 상속인이 될 직계비속이 상속 개시 전에 먼저 사망하거나 법률상 결격자가 된 경우, 그 사람의 직계비속이나 배우자가 대신하여 상속인이 되는 대습상속 제도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간단한 사례로, 아버지가 할아버지보다 먼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이후 할아버지가 사망하면서 수십억 원의 모든 재산을 특정 종교 단체에 기부한 상황을 가정해 봅니다. 이 경우 아버지의 자녀인 손자는 사망한 아버지를 대신하여 할아버지의 1순위 상속인 지위에 오르게 됩니다. 이 손자는 단순한 법정 상속권을 넘어서, 아버지가 살아있었다면 행사할 수 있었을 권리 역시 고스란히 승계하여 행사할 수 있습니다. 이때 손자가 보장받는 유류분 비율은 원래 상속인이었을 아버지가 받았을 법정상속분을 기준으로 삼아 그 1/2를 계산하는 방식으로 정산됩니다.

 

5. 상속권 상실 제도의 시행과 패륜적 상속인의 권리 박탈

 

2024년 헌법재판소의 2020헌가4 등 결정으로 촉발된 법 개정 논의는 마침내 2026317일 공포된 개정 민법을 통해 상속권 상실 제도를 창설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과거에는 고의로 직계존속을 살해하거나 유언장을 위조하는 등 극단적인 범죄를 저지른 상속결격자만이 유산 배분에서 제외되었으나, 이제는 부양 의무를 현저히 게을리하거나 패륜적인 행위를 일삼은 경우에도 법적으로 권리를 박탈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개정된 법령에 따르면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 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하거나, 중대한 범죄행위 및 그 밖의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상속인에 대해서는 피상속인이 유언으로 상속권 상실의 의사를 표시하거나, 사후에 공동상속인이 가정법원에 그 상속권의 상실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제도는 상속권을 전제로 하는 유류분 제도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어, 법원으로부터 상속권 상실 결정을 받은 자는 유류분 반환 청구권 역시 당연히 상실하게 됩니다.

 

6. 권리 주체에서 철저히 배제되는 기타 친족의 한계

 

가족 공동체 내에서 실질적인 유대 관계를 맺고 평생을 함께 생활했더라도 법률이 엄격하게 정한 범위를 벗어나면 철저하게 권리자에서 배제됩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사실혼 관계의 배우자는 이 권리를 단 1퍼센트도 주장할 수 없습니다. 수십 년간 부부로서 실질적인 혼인 생활을 영위하고 망인의 재산 증식에 절대적인 기여를 했더라도, 구청에 서류를 제출하여 혼인 신고를 마친 법률상 배우자가 아닌 이상 상속권 자체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며느리나 사위 역시 원칙적으로 시부모나 장인 장모의 재산에 대하여 아무런 권리를 가지지 못합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본인의 배우자가 먼저 사망하여 대습상속인의 지위를 얻은 예외적인 경우는 제외됩니다.) 피상속인이 재혼하여 데려온 의붓자식, 즉 계자녀의 경우에도 피상속인과 적법한 입양 절차를 거쳐 양자 관계를 맺지 않았다면 법률상 타인에 불과하므로 청구권의 주체에서 완전히 배제됩니다. 반면 아직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어머니의 태중에 있는 태아는 살아서 출생하기만 한다면 상속에 있어서는 이미 태어난 것으로 간주하는 법리에 따라, 당당한 1순위 직계비속 권리자로서 법의 완벽한 보호를 받게 됩니다.

 

7. 사례를 통해 살펴보는 유류분 권리자

 

이해를 돕기 위해 다양한 변수가 섞인 가상의 사례를 대입해 보겠습니다. 아버지가 14억 원의 전 재산을 자신의 모교에 장학금으로 기부하고 사망했습니다. 유족으로는 법률상 배우자인 아내, 장남, 그리고 아버지가 사망하기 2년 전 질병으로 먼저 세상을 떠난 차남의 아내(며느리)와 차남의 아들(손자)이 있습니다. 아버지의 친동생(삼촌)도 생존해 있습니다.

 

이 사안에서 법정에 서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1순위 상속인은 아내, 장남, 그리고 대습상속인 자격을 온전히 갖춘 며느리와 손자입니다. 아버지의 친동생인 삼촌은 후순위일 뿐만 아니라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에 따라 권리 자체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으므로 이 분쟁에 개입할 자격이 없습니다.

 

권리자들의 법정 상속 지분 비율은 아내 1.5(3/7), 장남 1(2/7), 차남 1(2/7)로 계산됩니다. 여기서 차남이 받았어야 할 몫 1(2/7)을 며느리(1.5 = 6/35 = 2/7 × 3/5)와 손자(1 = 4/35 = 2/7 × 2/5)가 대습상속의 법리에 따라 다시 세분화하여 나누어 가집니다. 이들은 각자의 이 복잡한 법정상속분을 최종적으로 산출한 뒤, 법률상 배우자와 직계비속에게 공통으로 부여된 1/2이라는 유류분 비율을 대입하여 자신의 유류분부족액을 확정하고 대학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게 됩니다. 이처럼 누구에게 유류분을 청구할 권리가 있는지를 가려내는 일은 유류분 소송의 가장 중요한 첫걸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