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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

237. 참칭상속인의 법률적 의미와 성립 요건

by 법무법인경국 가사팀 2026. 6. 17.

1. 진정한 권리자를 위협하는 참칭상속인의 법률적 정의와 본질

 

유산 분배와 관련된 분쟁을 다루다 보면 참칭상속인이라는 다소 생소한 법률 용어를 마주하게 됩니다. 일상적인 표현으로 풀이하자면 가짜 상속인이라고 부를 수 있지만, 우리 민법 체계와 대법원 판례가 규정하는 참칭상속인의 범위는 단순히 남의 신분을 사칭하는 사기꾼보다 훨씬 넓고 복합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민법 제999조는 진정한 상속권자가 자신의 권리를 침해한 참칭상속인을 상대로 그 회복을 청구할 수 있는 상속회복청구권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누가 참칭상속인에 해당하는가를 명확히 가려내는 것은, 해당 소송에 적용될 법리와 시간적 제약인 제척기간의 적용 여부를 결정짓는 대단히 핵심적인 기준이 됩니다. 대법원 1994. 11. 18. 선고 9233701 판결은 참칭상속인을 가리켜 재산상속인임을 신뢰하게 하는 외관을 갖추고 있거나 상속인이라고 참칭하여 상속재산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점유하는 등의 방법에 의하여 진정한 상속인의 상속권을 침해하는 자를 가리키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 겉으로 보기에는 마치 적법한 상속인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진정 상속인의 정당한 몫을 부당하게 점유하고 있는 모든 형태의 권리 침해자가 이 범주에 포섭됩니다.

 

2. 전혀 권리가 없는 제3자의 허위 신분 주장과 재산 점유

 

가장 직관적인 참칭상속인의 형태는 피상속인과 아무런 법률적 친족 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각종 서류를 위조하거나 신분을 속여 유산을 가로채는 제3자입니다.

 

가장 단순한 사례로, 고인과 전혀 무관한 사람이 허위의 입양 신고서를 위조하여 가족관계등록부에 양자로 이름을 올린 뒤, 이를 근거로 고인이 남긴 상속재산인 부동산의 소유권 이전 등기를 자신의 명의로 마치는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법적 효력이 없는 가짜 유언장을 위조하여 자신이 고인의 포괄적 유증을 받은 자라고 억지를 부리며 재산을 가로챈 자 역시 동일한 부류에 포함됩니다. 이들은 국가의 공적 장부인 등기부나 가족관계등록부에 자신의 이름을 허위로 등재하여 외부에서 볼 때는 완벽한 합법적 권리자인 것처럼 외관을 꾸몄으나, 실체적 진실에 있어서는 진정한 유족들의 재산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불법 점유자에 불과합니다.

 

3. 공동상속인 내부에서의 지분 침해와 참칭상속인의 성립

 

실무적으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고 유족들이 가장 극심한 억울함을 호소하는 참칭상속인의 형태는 엉뚱한 외부인이 아니라 가족 내부, 즉 합법적인 공동상속인들 사이에서 등장합니다. 본인에게도 분명 정당한 권리가 일부 존재하지만, 자신의 정당한 몫을 넘어서 다른 형제들의 지분까지 전부 자신의 이름으로 빼돌렸다면, 그 초과한 부분에 대해서만큼은 완전한 침창상속인과 동일하게 취급된다는 것이 우리 대법원의 입장입니다.

 

대법원 1997. 1. 24. 선고 964688 판결은 상속재산인 부동산에 관하여 공동상속인 중 1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경우 그 등기가 상속을 원인으로 경료된 것이라면 등기명의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경료된 것이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등기명의인은 재산상속인임을 신뢰케 하는 외관을 갖추고 있는 자로서 참칭상속인에 해당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남긴 토지를 삼 형제가 똑같이 3분의 1씩 나누어 가져야 하는데, 첫째가 동생들의 인감도장을 도용하여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 관련 서류를 꾸며 토지 전체를 자신의 단독 명의로 등기해 버렸다고 가정해 봅니다. 첫째는 자신의 고유 지분인 3분의 1에 대해서는 합법적인 진정상속인이 맞지만, 동생들의 지분인 나머지 3분의 2를 차지한 부분에 대해서는 정당한 권리 없이 유산을 독식한 참칭상속인의 지위로 전락하게 됩니다. 억울한 동생들은 첫째를 상대로 소유권을 본래의 지분대로 돌려놓으라는 상속회복청구의 소를 제기해야 합니다.

 

4. 무효인 분할협의에 기초하여 재산을 독식한 등기 명의자

 

가족들끼리 다 같이 모여 상속재산을 나누기로 합의서를 작성하고 등기 절차까지 모두 마쳤으나, 훗날 그 협의 과정에 법률적 흠결이 발견되어 합의 자체가 원천 무효로 판명되는 경우에도 등기 명의자는 곧바로 참칭상속인으로 분류됩니다.

 

아버지가 사망하고 4남매가 유산을 나누어야 하는데, 해외에 이민을 가서 연락이 끊긴 막내를 고의로 제외한 채 위로 세 명의 형제만이 합의서를 작성하여 둘째 명의로 상가 건물을 이전했다고 전제해 보겠습니다. 일부 상속인을 배제한 분할협의는 사법적으로 단 1퍼센트의 효력도 없는 절대적 무효입니다. 훗날 막내가 귀국하여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서류상 상가의 단독 소유자로 적혀 있는 둘째는 막내의 정당한 지분을 부당하게 깔고 앉아 침해하고 있는 상태이므로 막내에 대한 관계에서는 참칭상속인이 됩니다. 둘째가 비록 서류를 직접 위조한 것이 아니라 형제들과의 구두 합의를 거쳤다 하더라도, 그 분할협의 자체가 법적으로 철저하게 무효인 이상 정당한 권원 없이 유산을 점유하고 있는 외관을 부당하게 형성했기 때문입니다. 이 논리는 무권대리인의 허위 서명으로 인하여 누군가 재산을 몰아받게 된 모든 불공정한 상황에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5. 가짜 상속인으로부터 재산을 넘겨받은 제3 취득자의 지위

 

자신이 직접 신분을 사칭하거나 형제들의 지분을 적극적으로 침해한 적은 한 번도 없지만, 이미 외관을 형성한 가짜 상속인과 부동산 거래를 하여 재산을 넘겨받은 외부의 제3자의 지위 역시 문제가 됩니다.

 

대법원 1991. 2. 22. 선고 90다카19470 판결은 참칭상속인으로부터 상속재산을 양수하여 점유하고 있는 제3자 역시 상속회복청구권의 상대방이 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앞선 사례에서 동생들을 몰래 따돌리고 단독으로 상가 건물 등기를 마친 첫째가, 동생들이 미처 눈치채기 전에 그 상가를 전혀 모르는 외부인에게 매각하고 소유권 이전 등기를 넘겨주었습니다. 이 상가를 거액의 돈을 주고 정상적으로 매수한 타인은 자신은 속았을 뿐 억울하다고 항변하겠지만, 진정한 권리자인 동생들의 냉정한 시각에서 보면 그 타인 역시 자신의 유산 지분을 정당한 근거 없이 점유하고 있는 불법적인 침해자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동생들은 1차적인 침해자인 첫째뿐만 아니라, 그로부터 재산을 넘겨받아 현재 등기부상 최종 소유자로 등재되어 있는 제3의 매수인을 상대로도 원인무효에 의한 등기말소를 강력하게 청구할 수 있으며, 이 매수인 역시 참칭상속인에 준하는 지위에서 재판의 공동 피고로 소환되어 방어해야만 합니다.

 

6. 참칭상속인에 해당하지 않는 자를 가려내는 명확한 구별 기준

 

누군가 고인이 남긴 상속재산을 점유하고 있다고 해서 그 사람을 무턱대고 참칭상속인으로 몰아세우고 상속회복청구의 소를 제기할 수는 없습니다. 침해자가 도대체 어떠한 법률적 명분을 내세우며 해당 재산을 차지하고 있는지 그 주장의 근원적 근거를 가장 먼저 면밀히 분석해야만 합니다. 대법원 판례가 요구하는 상속회복청구로 보느냐를 결정하는 근거는, 상대방이 피상속인의 사망 이후 스스로가 정당한 상속인 자격을 갖추었다고 주장하면서 재산을 획득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남긴 토지에 동네 이웃 사람이 마음대로 펜스를 치고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유족들이 당장 비우라고 항의하자, 이웃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5년 전에 자신이 정당하게 돈을 주고 매수했으나 소유권 이전 등기만 미처 넘겨받지 못했을 뿐이라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이 이웃은 자신이 고인의 유족 자격으로 토지를 가졌다고 억지를 부리는 것이 아니라, 고인의 살아생전에 맺은 매매 계약이라는 유산 배분과는 전혀 다른 법률행위를 근거로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사람은 진정상속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참칭상속인이 결코 아니며, 유족들은 이 사람을 토지에서 몰아내기 위해 상속회복청구 소송이 아닌 일반적인 소유권에 기한 목적물 반환 청구 소송이라는 완전히 별개의 민사 절차를 밟아 분쟁을 해결해야만 합니다.

 

7. 쟁점의 핵심, 제척기간의 적용과 권리 행사의 한계

 

소송에서 상대방이 참칭상속인인지 아닌지를 이토록 치열하고 엄밀하게 따져 묻는 가장 본질적인 이유는, 민법 제999조 제2항이 규정하고 있는 대단히 가혹한 시간적 제약인 제척기간 때문입니다. 진정한 권리자가 가짜 상속인을 상대로 빼앗긴 재산을 되찾아오는 상속회복청구권은 그 침해 사실을 안 날부터 3, 상속권의 침해 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을 경과하면 소멸해 버립니다.

 

만약 형이 동생들을 완벽하게 속이고 자기 단독 명의로 상가 등기를 마친 지 11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면, 동생들은 뒤늦게 사기를 당했다는 억울한 사실을 알았더라도 형이 참칭상속인에 명백히 해당하기 때문에 10년의 제척기간이 이미 도과하여 더 이상 소유권을 돌려달라는 소송 자체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눈뜨고 코 베이는 심정이라도 법은 권리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하지 않고 장기간 동안 소유한 자의 거래 안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반면 앞선 이웃의 사례처럼 매수했다고 억지를 부리며 부당하게 점유하는 경우라면, 그는 법률상 참칭상속인이 아니기 때문에 10년이라는 제척기간의 적용에서 벗어나 진정한 소유권에 기한 반환 청구를 15년이든 20년이든 시간의 제한 없이 언제든지 제기할 수 있는 대단히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됩니다. 결국 법에서 말하는 참칭상속인이라는 개념은 단순히 가짜 유족을 지칭하는 사전적 단어를 뛰어넘어, 억울하게 빼앗긴 거액의 유산을 법적으로 다시 되찾아올 수 있는 시간의 마지노선을 결정짓는 상속 분쟁의 가장 중대한 기준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