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상속

235.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가장 흔히 발생하는 상속회복청구 유형

by 법무법인경국 가사팀 2026. 6. 15.

1. 공동상속인 간 상속회복청구의 본질 및 법리적 대립

 

민법 제999조에 규정된 상속회복청구권은 진정한 상속인이 고의나 무과실로 상속재산을 점유하고 있는 참칭상속인을 상대로 자신에게 정당한 상속권이 있음을 주장하여 재산의 반환을 요구하는 권리입니다. 이 권리 행사에서 가장 빈번하게 쟁점이 되는 부분은 공동상속인 사이의 재산 탈취 행위를 상속회복청구의 궤도 안에서 다룰 것인지 여부입니다.

 

대법원 1991. 12. 24. 선고 905740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의견은 일부 공동상속인이 다른 상속인의 상속분을 초과하여 자신만의 단독 명의로 상속재산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경우, 자신의 정당한 상속분을 넘어서는 범위 내에서는 상속권이 없음에도 상속인으로 행세하는 참칭상속인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원고가 제기하는 소송의 명칭이 무효 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것이라 할지라도, 소유권 또는 지분권 귀속의 전제가 상속을 원인으로 한다면 이는 무조건 상속회복청구의 소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

 

이러한 대법원 판단의 근저에는 포괄적 승계를 본질로 하는 상속 재산 관계가 무한정 불확실한 상태로 방치될 경우 거래의 안전과 법적 안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으므로, 제척기간이라는 단기의 제한을 두어 법률관계를 조속히 매듭지어야 한다는 논리가 담겨 있습니다. 반면, 일부 대법관들은 공동상속인 사이에는 상속자격에 관한 다툼이 없고 단순히 상속분의 다툼만이 존재하므로 참칭상속인이 성립할 수 없고, 통상의 상속재산분할이나 일반적인 말소 청구로 해결해야 한다는 반대 의견을 내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현재 실무는 다수의견을 확고히 따르고 있으므로 공동상속인에 의한 권리 침해 사실을 인지했다면 단기의 제척기간을 엄수하여 대처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2. 상속재산분할협의서 및 공부 조작을 통한 단독 상속

 

공동상속재산을 특정 상속인 1인의 단독 명의로 이전하기 위해서는 상속인 전원의 동의가 담긴 분할협의서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이를 위해 협의서를 임의로 꾸며내는 행위가 실무상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침해 유형입니다.

 

예를 들어, 상속 지분대로 등기를 해주겠다고 다른 형제들을 기망한 후 인감도장과 인감증명서를 교부받아 자기 혼자 단독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행위는 전형적인 상속권 침해로서 상속회복청구의 대상입니다. 또한, 손자가 조부 및 부친이 사망한 상황에서 다른 상속인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자신이 부친 사망 이전에 조부로부터 직접 부동산을 단독 상속받은 것처럼 상속등기를 마친 경우 역시 상속회복청구에 해당됩니다. 대법원 1985. 7. 23. 선고 83632 판결 사안에서처럼 민법 시행 후 사망한 피상속인을 민법 시행 전에 사망한 것으로 기재되도록 허위 제적초본을 발급받아 이를 근거로 단독 상속등기를 경료한 조작 행위도 모두 상속회복청구의 대상에 속합니다.

 

3. 부동산 특별조치법 및 재판 절차의 악용

 

과거 시행된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등에관한특별조치법을 악용하여 단독 명의를 확보하는 사례도 다수 존재합니다. 대법원 1993. 2. 26. 선고 923083 판결을 살펴보면, 다수의 공동상속인이 존재함에도 공동상속인 중 1인이 자신이 단독으로 상속받았다는 내용의 허위 보증서와 확인서를 제출하여 위 특별조치법에 따라 단독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친 경우, 다른 형제들이 제기하는 말소등기청구는 일반 민사 소송이 아닌 상속회복청구의 소라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법원의 재판 서류를 위조하거나 조작한 경우도 동일한 법리가 적용됩니다. 대법원 2001. 10. 9. 선고 9917180 판결의 사례처럼 공동상속인 중 1인이 제소전화해조서 자체를 위조하여 자신의 단독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안이나, 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736223 판결 사안과 같이 상속재산분할심판 사건에서 일부의 소송대리권이 흠결된 채 화해조서나 조정조서가 작성되어 이를 원인으로 이전등기가 마쳐진 사안에서도 권리 구제는 상속회복청구 절차를 따라야 합니다. 특히 후자의 경우, 당사자들로서는 조서가 준재심에 의해 취소되기 전까지 무효를 확신할 수 없으므로, 준재심 재판이 확정된 때에 비로소 상속권 침해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평가하여 제척기간 기산점을 산정합니다.

 

4. 인지 및 재판 확정에 따른 피인지자의 가액지급청구

 

가족관계등록부에 등재되지 않았던 혼외자가 피상속인 사망 후 인지청구의 소를 통하여 친생자로 확정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피인지자가 뒤늦게 공동상속인 자격을 소급하여 취득했을 때는 이미 기존의 다른 상속인들이 상속재산 분할과 처분을 마친 상태일 확률이 높습니다.

 

민법 제1014조는 이러한 피인지자가 기존 상속인들을 상대로 자신이 받아야 할 상속분에 상응하는 가액의 지급을 현금으로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1993. 8. 24. 선고 9312 판결은 이 상속분상당가액지급청구권 역시 본질적으로 침해된 상속권을 회복하기 위한 권리이므로 상속회복청구권의 일종이라고 판단하여 단기 제척기간의 제한을 받도록 하였습니다. 상속분상당가액지급청구는 일반적인 상속회복청구가 민사소송 절차를 따르는 것과 달리 가사소송법에 따라 가정법원의 전속관할로 처리됩니다.

 

반환해야 할 가액을 산정할 때, 대법원은 다른 상속인들이 과거에 재산을 처분한 가액이 아니라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의 현재 시가를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 대법원 2007. 7. 26. 선고 200683796 판결 및 20062757 판결 등에 따르면 기존 상속인들이 분할받은 상속재산으로부터 과거에 수취한 임대수익 등 과실은 가액 산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으며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도 발생하지 않습니다.

 

5. 참칭상속인으로부터 재산을 전득한 제3자의 지위

 

서류를 위조해 단독으로 등기를 마친 공동상속인이 그 부동산을 어떠한 사실도 알지 못하는 제3자에게 매각한 경우 쟁송은 더욱 까다로워집니다. 대한민국 민법은 부동산 등기에 공신력을 부여하지 않으므로, 위법한 참칭상속인의 등기를 믿고 매수한 제3자의 소유권 취득 역시 인정되지 않아 구제받을 수 없습니다.

 

대법원 1981. 1. 27. 선고 79854 전원합의체 판결은 진정상속인이 참칭상속인으로부터 상속재산을 양수한 제3자를 상대로 제기하는 등기 말소 청구 역시 상속회복청구의 소에 해당한다고 명시하였습니다. 만약 제3자에 대한 청구를 일반 물권적 청구권으로 보아 제척기간의 제한 없이 언제든 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한다면, 참칭상속인 본인은 제척기간 경과로 재산상의 권원을 안전하게 취득하면서도 정작 그로부터 돈을 주고 부동산을 매수한 제3자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안정한 지위에 놓이게 되는 이론적 모순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진정상속인은 참칭상속인은 물론 제3취득자를 상대로 할 때에도 단기의 제척기간 내에 권리를 행사해야 소유권을 원상 복구할 수 있습니다.

 

6. 상속회복청구 법리가 적용되지 않는 예외 사안

 

가족 내부의 재산 다툼이라고 하여 무조건 상속회복 법리가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권리 침해자가 상속을 원인으로 등기한 것이 아니라면 참칭상속인이 성립할 수 없고, 진정상속인은 기간의 제약이 없는 일반적인 원인무효 소유권말소 청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대법원 1997. 1. 21. 선고 964688 판결 사안을 들 수 있습니다. 공동상속인 중 1인이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등에관한특별조치법에 의해 단독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으나, 등기부상 그 취득 원인이 상속이 아니라 매매로 기재된 경우였습니다. 대법원은 등기원인이 매매나 증여로 기재된 이상, 그 명의자가 형제라 하더라도 재산상속인임을 신뢰하게 하는 외관을 갖추었다고 볼 수 없어 참칭상속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대법원 1993. 9. 14. 선고 9312268 판결 사안처럼 피상속인 생전에 자신이 부동산을 별도로 매수하였다고 허위로 주장하여 단독 명의로 등기를 한 경우에도 상속회복청구의 상대방에서 제외됩니다.

 

또한, 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816899 판결의 사례와 같이 피상속인 사망 후 공동상속인들 사이에서 특정 형제 명의로 상속 지분을 명의신탁해 두었다가 명의신탁이 무효가 되었음을 이유로 지분 반환을 청구하는 사례는 명의신탁 해지 법리에 따른 청구일 뿐 상속권 침해 구제 절차로 보지 않습니다. 적법한 상속등기 이후의 변동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대법원 1987. 5. 12. 선고 86다카2443 판결은 공동상속인 전원의 합의나 법정 상속분에 따라 일단 적법하게 상속등기가 마쳐진 이후에 원인 없이 제3자나 일부 상속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상속회복청구의 소에 해당하지 않아 제척기간의 적용도 없다고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