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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140. 사해행위취소소송, 이혼 직전 다른 사람 명의로 돌려놓은 재산 되찾기

by 법무법인경국 가사팀 2026. 4. 9.

이혼은 단순히 부부 관계의 종료를 의미하는 것을 넘어, 혼인 기간 동안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을 공평하게 나누는 중대한 경제적 청산 과정을 동반합니다. 그러나 이혼 결심이 서거나 이혼 소송이 임박했을 때, 상대방 배우자가 재산분할을 회피할 목적으로 자신의 명의로 된 부동산을 처분하거나, 지인이나 친인척의 명의로 소유권을 이전해 버리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또한, 허위로 근저당권을 설정하여 재산의 가치를 고의로 하락시키는 악의적인 행위도 흔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의 정당한 몫을 지키기 위해 우리 법이 마련해 둔 강력한 구제 수단이 바로 재산분할청구권 보전을 위한 사해행위취소소송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혼 시 재산을 빼돌린 배우자와 그 재산을 취득한 제3자를 상대로 잃어버린 재산을 되찾는 법리적 구조와 소송 실무, 그리고 상대방의 주장을 탄핵하는 논리 구성 방법에 대해 심도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1. 사해행위취소권의 법적 근거 및 성질

 

일반적인 채권자취소권은 민법 제406조에 규정되어 있으나, 이혼으로 인한 재산분할청구권을 보호하기 위한 사해행위취소권은 민법 제839조의3에 별도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해당 조문은 부부 일방이 다른 일방의 재산분할청구권 행사를 해할 것을 알면서도 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가정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이는 부부 일방의 악의적인 재산 은닉 행위로부터 상대방의 재산분할청구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특별 규정입니다. 이 소송은 원칙적으로 재산분할 청구와 함께 병합하여 가정법원에 제기하는 것이 실무상 일반적이며, 소송의 상대방(피고)은 재산을 빼돌린 배우자(채무자)가 아니라, 그 재산을 넘겨받은 제3(수익자) 또는 그 제3자로부터 다시 재산을 넘겨받은 자(전득자)가 됩니다.

 

2. 소송 제기를 위한 3가지 핵심 요건;

 

사해행위취소소송에서 승소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세 가지 요건을 엄격하게 입증해야 합니다. 소송 문서 작성 시 이 세 가지 요건에 대한 목차를 나누어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첫째, 피보전채권의 존재입니다. 사해행위취소의 대상이 되는 권리는 원칙적으로 재산 처분 행위가 있기 이전에 발생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혼으로 인한 재산분할청구권은 통상 이혼이 성립한 때에 발생합니다. 그렇다면 이혼 성립 전에 배우자가 재산을 처분한 경우 취소가 불가능한 것일까요? 대법원 판례는 예외를 인정합니다. 부부 공동생활이 파탄되어 이혼이 임박한 상태였고, 재산분할청구권이 발생할 고도의 개연성이 있었으며, 실제로 이혼 소송 등을 통해 그 개연성이 현실화되었다면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소장에는 혼인 파탄의 시점과 재산 처분 시점을 구체적으로 비교하여, 처분 당시 이미 재산분할의 개연성이 높았음을 강하게 주장해야 합니다.

 

둘째, 사해행위의 객관적 존재입니다. 사해행위란 배우자가 재산을 처분함으로써 적극재산보다 소극재산(채무)이 더 많아지게 하거나, 이미 채무초과 상태에 있음에도 재산을 처분하여 재산분할 권리자를 해하는 법률행위를 말합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유일한 부동산을 형제에게 증여하는 행위, 3자에게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에 매각하는 행위, 실제 돈을 빌리지 않았음에도 지인 앞으로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해 주는 행위 등이 있습니다.

 

셋째, 사해의사, 즉 주관적 요건입니다. 이는 재산을 처분하는 배우자와 재산을 취득한 수익자 모두에게 재산분할청구권자를 해친다는 사실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법률상 채무자인 배우자의 사해의사가 입증되면, 수익자의 악의는 자동으로 추정됩니다. 따라서 소송에서는 일차적으로 배우자가 재산분할을 피할 의도로 처분했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3. 소송 실무: 수익자의 항변과 이에 대한 반박 논리

 

이 소송에서 가장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는 지점은 재산을 이전받은 수익자의 악의 여부입니다. 수익자는 십중팔구 자신은 정상적인 거래를 했을 뿐, 부부간의 이혼 문제나 재산분할 의도를 전혀 알지 못했다며 선의의 제3자임을 항변합니다. 앞서 언급했듯 수익자의 악의는 추정되므로, 선의임을 입증할 책임은 수익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원고 측은 수익자의 선의 항변을 철저히 탄핵해야 합니다. 준비서면을 통해 다음과 같은 반박 논리를 전개할 수 있습니다.

 

먼저 채무자와 수익자의 인적 관계를 파악합니다. 수익자가 배우자의 부모, 형제, 친척, 또는 막역한 친구인 경우, 수익자의 선의 주장은 배척될 확률이 높습니다. 가까운 관계일수록 부부의 불화나 재산 상태를 잘 알고 있었을 개연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수익자가 전혀 모르는 타인일지라도 반박할 논리는 존재합니다. 정상적인 부동산 거래라면 거쳐야 할 공인중개사를 통하지 않고 직거래를 했거나, 매매대금이 시세에 비해 턱없이 낮거나, 계약서 작성일과 잔금 지급일 사이의 간격이 비정상적으로 짧은 정황을 파고들어야 합니다. 금융거래정보제출명령을 통해 수익자의 계좌 내역을 조회하고, 실제로 거액의 매매대금이 배우자의 계좌로 입금된 내역이 없다면 통정허위표시이자 사해행위임을 입증하는 결정적 단서가 됩니다.

 

만약 배우자가 기존에 수익자에게 지고 있던 채무를 변제하기 위해 유일한 부동산을 대물변제로 넘긴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판례의 태도를 근거로 반박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채무초과 상태에 있는 채무자가 유일한 재산을 특정 채권자에게 대물변제로 제공하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른 채권자들에 대한 사해행위가 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4. 제척기간: 시간과의 치열한 싸움

 

사해행위취소소송에서 법리 구성만큼 중요한 것이 소송 제기의 기한, 즉 제척기간입니다. 민법 제406조 제2항에 따라 이 소송은 취소원인을 안 날로부터 1, 법률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5년 내에 제기해야 합니다. 이 기간을 넘기면 법원은 청구를 각하합니다.

 

취소원인을 안 날이란 단순히 재산 처분 사실을 안 날이 아니라, 그 처분 행위가 사해행위에 해당하고 자신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날을 의미합니다. 실무상 피고(수익자)는 원고가 훨씬 이전부터 알고 있었다며 제척기간 도과를 주장합니다. 따라서 내용증명 발송 기록, 통화 녹취,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본인이 사해행위 사실을 인지한 시점을 객관적으로 특정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소송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5. 간단한 사례 적용

 

가상의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남편 A씨와 아내 B씨는 혼인 파탄 상태로 이혼을 앞두고 있습니다. 부부의 주된 재산은 남편 A씨 명의의 아파트입니다. 아내 B씨가 이혼을 공식적으로 요구하자, 남편 A씨는 재산분할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친동생 C씨와 허위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아파트 소유권을 C씨에게 이전했습니다.

 

이 경우 아내 B씨는 이혼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동생 C씨를 피고로 하여 사해행위취소소송을 병합 제기할 수 있습니다.

- 피보전채권: B씨의 재산분할청구권 (이혼 요구 직후 처분되어 발생 개연성 충족).

- 사해행위: A씨가 유일한 부동산을 처분하여 책임재산을 감소시킨 행위.

- 악의 추정: A씨의 사해의사가 인정되며, 수익자 C씨는 친동생이므로 부부의 파탄 경위를 몰랐다는 선의 주장이 배척될 가능성이 큽니다.

 

결과적으로 법원은 A씨와 C씨 사이의 매매계약을 취소하고, 아파트 소유권을 다시 A씨 명의로 돌려놓은 뒤(원상회복), 이를 부부의 공동재산으로 삼아 B씨에게 정당한 비율로 재산을 분할하는 판결을 내리게 됩니다.

 

6. 가압류 및 가처분의 중요성

 

본안 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재산을 넘겨받은 수익자가 소송 도중에 그 재산을 또 다른 사람(전득자)에게 팔아치운다면 절차가 매우 복잡해집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소송 제기 전이나 직후에 반드시 해당 부동산에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을 신청해야 합니다. 가처분 결정이 등기부에 기재되면, 수익자가 제3자에게 재산을 몰래 처분하더라도 원고는 승소 판결을 통해 재산을 안전하게 원상회복시킬 수 있습니다.

 

7. 맺음말

 

이혼 직전 재산을 은닉하는 행위는 부부간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정당한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입니다. 상대방이 명의를 변경했다고 해서 지레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해행위취소소송이라는 절차를 통해 부당하게 빼앗길 뻔한 재산을 법적으로 되찾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소송은 요건 사실의 입증이 까다롭고 제척기간의 제한이 엄격한 분야입니다. 상대방이 꾸며낸 거래의 맹점을 집요하게 파고들고 객관적인 금융 거래 내역의 모순을 논리적으로 반박하는 서면 작성이 핵심이므로, 신속한 증거 보전과 치밀한 법리적 대처를 통해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