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소송은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이삼 년의 기간이 소요되는 절차입니다. 소송이 진행되는 기간 동안 부부가 소유한 부동산의 시세가 수억 원씩 변동하는 일은 실무에서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부동산 명의자는 부부 관계가 사실상 종료된 별거 시점의 과거 시세를 기준으로 재산을 나누자고 주장하는 반면, 상대 배우자는 재판이 끝나는 시점의 상승한 시세를 기준으로 분할해야 한다고 대립하게 됩니다. 이처럼 팽팽한 의견 충돌 속에서 법원은 어느 시점의 시세를 재산분할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지, 대법원의 확립된 법리와 그에 따른 소송 실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대법원 법리의 핵심, 대상과 가액의 산정 시점 분리
재산분할 소송에서 대법원은 재산분할의 대상 확정 시점과 그 재산의 가치(가액)를 산정하는 시점을 명확하게 분리하여 판단합니다.
어떤 재산을 분할 목록에 포함시킬 것인지 결정하는 기준 시점은 혼인 관계가 사실상 파탄에 이른 시점입니다. 일반적으로 부부가 별거를 시작한 날이나 이혼 소장을 법원에 접수한 날이 파탄 시점으로 인정됩니다. 이 시점까지 부부가 공동으로 형성하고 유지한 재산만이 분할 대상이 됩니다. 파탄 이후에 일방이 개인적으로 취득한 상속 재산이나 복권 당첨금 등은 분할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반면, 분할 대상에 포함된 부동산의 가치를 금전으로 환산하는 기준 시점은 사실심 변론종결시입니다. 사실심 변론종결시란 1심 또는 2심 재판부가 양측의 주장과 증거 조사를 모두 마치고 판결을 내리기 위해 심리를 마감하는 날을 의미합니다. 소송 시작 시점이 아닌, 판결 선고 직전의 가장 최근 시세를 기준으로 부동산의 가치를 평가한다는 뜻입니다.
2. 가상의 분쟁 사례로 보는 시세 변동의 셈법
대법원의 법리가 실제 재판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가상의 사례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결혼 십 년 차 부부가 남편 명의의 아파트 한 채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2024년 1월 1일에 별거를 시작하며 이혼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별거 시점 당시 이 아파트의 시세는 10억 원이었습니다. 소송은 약 2년간 진행되었고, 2025년 12월 30일에 재판부가 변론을 종결했습니다. 그 기간 동안 부동산 시세가 상승하여 변론종결일에 해당 아파트는 15억 원이 되었습니다. 부부의 재산 기여도는 50 대 50으로 가정합니다.
남편은 혼인 관계가 파탄 난 별거 시점의 시세인 10억 원을 기준으로 분할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배척합니다. 아파트는 파탄 시점에 부부의 공동재산이었으므로 분할 대상에 포함되며, 부동산에 관한 가액 산정의 원칙에 따라 재판이 끝나는 변론종결시의 시세인 15억 원을 기준으로 계산합니다. 아파트값 상승은 남편의 단독 노력이 아닌 시장 상황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물가 상승분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법원은 15억 원의 절반인 7억 5,000만 원을 아내에게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립니다.
3. 부동산 가격이 하락한 경우의 기준 시점 적용
부동산 가격이 하락한 경우에도 동일한 원칙이 적용됩니다. 부부가 별거할 당시 10억 원이던 아파트가 변론종결 시점에 7억 원으로 하락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때 재판부는 변론종결 시점의 가치인 7억 원을 분할의 기준으로 삼습니다. 부부는 경제 공동체로서 부동산 시장의 하락에 따른 손실 역시 공동으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아내는 별거 시점 시세의 절반인 5억 원이 아니라, 변론종결 시점 시세의 절반인 3억 5,000만 원을 분할받게 됩니다.
4. 대출금 및 예금의 기준 시점 차이
부동산 외의 자산과 부채에 대해서도 기준 시점을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부동산에 설정된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소극재산 역시 원칙적으로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남은 잔액을 평가합니다. 소송 기간 동안 일방이 자신의 소득으로 대출 원금을 상환했다면, 변론종결 시점에 빚이 줄어들어 전체 순자산이 늘어나는 결과가 됩니다. 이런 점에서 주택 소유자자가 파탄일을 기준으로 담보대출 잔액을 제출하는 것이 재산분할에서 조금이라도 더 유리해지는 방법이 됩니다.
한편 예금이나 현금성 자산의 취급은 다릅니다. 예금 등의 금융 자산은 일방의 부당한 소비를 막기 위해 파탄 시점의 잔액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실무적으로는 소제기일을 기준으로 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예금은 부동산처럼 외부 요인에 의해 가치가 변동하는 자산이 아닙니다. 만약 별거 직후 일방이 부부 공동 통장의 예금을 몰래 인출하여 임의로 소비했다면, 재판부는 그 돈이 여전히 해당 배우자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간주합니다.
5. 시세 평가 방법 및 소송 실무 절차
변론종결 시점의 부동산 시세는 객관적인 지표를 통해 확정해야 합니다.
아파트의 경우 은행 대출의 기준이 되는 KB국민은행 부동산 시세를 활용하는 것이 실무 원칙입니다. 변론종결일에 가장 가까운 날짜에 고시된 KB시세의 일반 평균가를 기준으로 가격을 확정합니다.
단독주택, 토지, 상가이거나 KB시세가 실제 거래 가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법원에 시가 감정을 신청해야 합니다. 법원이 지정한 전문 감정평가사가 현장 조사를 통해 가장 최신의 실거래가와 주변 시세를 반영한 감정평가서를 제출하면, 재판부는 그 금액을 분할의 기준으로 채택합니다.
또한, 자산 가치의 변동성을 보호하기 위해 이혼 소송 제기 전후로 상대방 명의의 부동산에 처분금지가처분이나 가압류를 신청하는 절차가 필수적입니다. 이를 통해 재판 도중 상대방이 부동산을 매각하여 현금화하거나 추가 대출을 받는 행위를 차단하고, 판결 이후 안전하게 분할금을 집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합니다.
6. 마무리하며
재산분할 소송이 진행되는 수년의 시간 동안 발생하는 부동산 시세 변동은 소송의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대법원은 재산분할 대상 확정 시점과 가액 산정 시점을 분리하는 확고한 법리를 적용하여, 소송 종료 시점의 객관적인 가치를 분할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부동산 상승 또는 하락의 변동폭을 정확하게 재판부의 계산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해당 법리를 명확히 이해하고, 감정평가 신청 및 보전처분 등 시의적절한 소송 절차를 진행해야 합니다. 시세 변동으로 인해 분할 액수에 손해를 입을 우려가 있다면, 소송 초기 단계부터 이혼전문변호사의 조력을 통해 구체적인 대응 전략을 수립하시기를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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