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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

기망행위로 인한 상속재산분할협의서 작성 시 법적 구제 방안

by 법무법인경국 가사팀 2026. 4. 3.

가족의 죽음이라는 슬픔을 추스를 겨를도 없이 상속 재산을 둘러싼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부모님이 돌아가신 직후, 법적 지식이나 재산 내역에 어두운 동생들을 상대로 장남이나 특정 상속인이 거짓말을 하여 자신에게 유리한 상속재산분할협의서에 도장을 찍게 만드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이러한 상황에 처했을 때,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만으로는 잃어버린 권리를 되찾을 수 없습니다. 법률이 정한 요건과 절차에 따라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응해야만 자신의 정당한 상속분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특정 상속인의 기망행위로 인해 불리한 상속재산분할협의가 이루어진 경우, 피해를 입은 공동상속인들이 취할 수 있는 민사적, 형사적 구제책과 관련 대법원 판례, 그리고 소송 실무상의 핵심 주의사항에 대하여 심도 있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이해를 돕기 위한 기본 사례

 

망인(아버지)이 사망한 후, 장남은 슬픔에 빠져 있는 동생들에게 다가가 이렇게 말합니다. "아버지가 생전에 사업을 하시면서 남긴 빚이 너무 많아서 우리가 모두 채무를 떠안게 생겼다. 상속포기 절차가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니, 일단 내 명의로 모든 재산을 이전하는 상속재산분할협의서에 인감도장을 찍어주면 내가 아는 법무사를 통해 빚 문제를 다 해결하겠다. 만약 빚을 다 갚고 남는 재산이 있으면 그때 공평하게 나누어 주겠다."

 

동생들은 평소 집안 대소사를 책임지던 장남의 말을 굳게 믿고 인감증명서를 교부하며 상속재산분할협의서에 날인하였습니다. 그러나 몇 달 후 동생들이 우연히 망인의 재산조회를 해본 결과, 아버지가 남긴 채무는 전혀 없었으며, 오히려 수십억 원에 달하는 알짜 상가 건물과 아파트가 모두 장남 단독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완료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장남은 이후 동생들의 연락을 피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2. 상속재산분할협의의 법적 성질과 무효 및 취소의 요건

 

상속재산의 분할협의는 공동상속인 전원이 참여하여 상속재산의 귀속을 확정시키는 일종의 계약, 즉 재산권에 관한 법률행위입니다. 따라서 공동상속인 중 일부라도 제외되거나, 그 협의 과정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면 그 법률행위의 효력을 다툴 수 있습니다. 사례와 같이 장남이 동생들을 속여 협의서를 작성하게 한 경우, 동생들은 민법의 일반 원칙에 따라 사기에 의한 의사표시 취소 또는 착오에 의한 의사표시 취소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110조 제1항은 사기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는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장남이 적극적으로 아버지의 채무가 많다고 거짓말을 한 행위(기망행위), 그 거짓말에 속아 상속재산을 포기하고 장남에게 몰아주겠다는 동생들의 착각(착오), 그리고 그러한 착각 속에서 이루어진 협의서 날인(의사표시) 사이에는 명확한 인과관계가 존재합니다. 따라서 동생들은 장남의 사기를 이유로 상속재산분할협의를 취소할 수 있습니다.

 

또한 민법 제109조 제1항의 착오에 의한 의사표시 취소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동생들은 상속재산의 실질적인 가치와 채무의 존부라는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 대하여 착오를 일으켰으며, 이러한 착오는 장남의 거짓말에 의해 유발된 이른바 유발된 동기의 착오에 해당합니다. 대법원 판례는 상대방에 의해 유발된 동기의 착오는 비록 그것이 의사표시의 내용으로 표시되지 않았더라도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의 착오로서 취소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2. 구제 절차 진행 시 반드시 유의해야 할 제척기간

 

대법원 2011. 3. 10. 선고 200717482 판결에서는 상속재산인 부동산에 관하여 공동상속인 중 1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경우, 그 등기가 상속을 원인으로 한 것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등기명의인은 참칭상속인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협의분할이 다른 공동상속인의 동의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 무효라는 이유로 그 등기의 말소를 청구하는 소는 민법 제999조가 정한 상속회복청구의 소에 해당한다고 명확히 판시하였습니다.

 

위와 같은 대법원 판례 취지로 볼 때, 장남을 상대로 빼앗긴 재산을 되찾기 위한 소송은 상속회복청구의 소로 취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민법 제999조 제2항에 따르면 상속회복청구권은 그 침해를 안 날부터 3,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의 제척기간이 있습니다. 제척기간은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기간을 의미하며, 이 기간이 지나면 더 이상 소송으로 다툴 수 없습니다. , 동생들이 장남의 거짓말을 깨닫고 자신들의 상속분이 침해되었다는 사실을 안 날로부터 3년 이내에 반드시 법원에 소장을 제출해야 합니다.

 

또한, 사기나 착오를 이유로 한 취소권 자체도 민법 제146조에 따라 추인할 수 있는 날(취소의 원인이 종료한 날, 즉 사기를 안 날)로부터 3, 법률행위를 한 날(상속재산분할협의서를 작성한 날)로부터 10년 내에 행사해야 합니다. 이 기간은 소멸시효가 아닌 제척기간이므로 기간이 하루라도 지나면 법원은 당사자의 억울한 사정을 불문하고 소를 각하하거나 기각하게 됩니다. 따라서 기망 사실을 인지했다면 지체 없이 법적 조치에 착수해야 합니다.

 

3. 선의의 제3자 보호와 부당이득반환 청구의 문제

 

소송 실무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또 다른 난관은 장남이 동생들을 속여 자신의 명의로 부동산을 이전한 뒤, 곧바로 이를 사정 모르는 제3자에게 매각해 버리는 경우입니다. 민법 제110조 제3항은 사기에 의한 의사표시의 취소는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 장남으로부터 아파트나 상가를 매수한 제3자가 장남의 기망행위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고 정상적으로 매매대금을 지급한 후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면, 동생들은 그 제3자를 상대로 등기를 말소하라고 요구할 수 없습니다. 상속재산 자체를 되찾는 것이 불가능해지는 것입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부득이하게 제3자에게 넘어간 부동산의 가액만큼을 장남에게 돈으로 청구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장남을 상대로 한 부당이득반환청구 또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통해 진행됩니다. 장남이 부동산을 처분한 대금을 은닉하거나 소비해 버린다면 판결문에서 승소하더라도 실제 돈을 회수하지 못할 위험이 있습니다.

 

4. 실효적인 구제를 위한 사전 보전처분과 증거 수집

 

위와 같이 장남이 재산을 빼돌리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본안 소송(취소 및 소유권이전등기 말소청구 소송 등)을 제기하기 전이나 소장 접수와 동시에 반드시 가압류 또는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 신청을 해야 합니다. 장남 명의로 되어 있는 상속 부동산에 처분금지가처분 등기를 경료해 두면, 장남이 이를 제3자에게 매각하더라도 동생들은 추후 승소 판결을 받아 제3자의 등기를 말소하고 자신의 지분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또한 기망행위를 입증하기 위한 객관적인 증거 수집이 소송의 승패를 좌우합니다. 장남이 아버지가 빚이 많다고 거짓말을 했던 내용이 담긴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대화 내용, 통화 녹음 파일 등이 핵심 증거가 됩니다. 더불어 망인의 사망일 기준 금융거래내역서, 부동산 등기부등본 등을 발급받아 장남이 주장했던 채무 상태와 실제 객관적인 재산 상태가 전혀 달랐다는 점을 재판부에 명확히 입증해야 합니다. 만약 장남이 동생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허위의 부채증명서 등을 위조하여 제시했다면 이는 사기 취소를 뒷받침하는 결정적인 증거가 됩니다.

 

5. 형사 고소의 병행 검토 (사기죄 및 사문서위조죄)

 

민사적인 구제 절차와 별개로 장남의 행위에 대한 형사사건화도 강력한 압박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동생들을 기망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행위는 형법상 사기죄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형사 고소를 통해 경찰 및 검찰의 조사가 진행되면, 실형 선고나 전과자가 되는 것을 두려워한 장남이 자발적으로 동생들에게 원래의 상속분을 반환하고 합의를 요청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6. 소송의 관할과 절차적 이원화

 

일반적으로 상속인들 사이에서 상속재산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에 대한 다툼은 가정법원의 전속관할인 상속재산분할심판 청구 사건입니다. 하지만 이미 분할협의서가 작성되어 등기까지 넘어간 상태에서, 그 협의서가 사기나 위조로 인해 무효 또는 취소되어야 한다고 다투는 경우에는 먼저 일반 민사법원에 협의무효확인 또는 소유권이전등기 말소청구 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

 

민사법원에서 장남의 기망행위가 인정되어 상속재산분할협의가 무효로 돌아가거나 취소되면, 당해 상속재산은 다시 공동상속인들의 법정상속분에 따른 공유 상태로 복귀하게 됩니다. 이렇게 공유 상태로 원상회복시켜 둔 후에, 비로소 가정법원에 상속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하여 누가 어떤 재산을 최종적으로 가질 것인지, 장남이나 동생들의 기여분이나 특별수익(사전 증여 등)은 어떻게 정산할 것인지를 다시 결정하게 되는 이원적인 구조를 거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형제자매의 배신으로 인해 상속재산을 잃게 된 상황은 감정적으로 매우 고통스럽고 법리적으로도 해결해야 할 쟁점이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사기에 의한 의사표시의 입증, 상속회복청구권의 엄격한 제척기간 준수, 선의의 제3자 보호 규정에 대비한 신속한 가처분 조치 등은 일반인이 홀로 감당하기 어려운 전문적인 영역입니다. 따라서 부당한 상속재산분할협의가 있었음을 인지한 즉시, 섣불리 상대방과 감정적으로 대립하여 증거를 인멸할 기회를 주거나 제척기간을 허비하지 말고, 객관적인 자료를 수집하여 신속하게 법적 대응 절차를 밟아나가는 것이 잃어버린 권리를 찾는 가장 확실하고 유일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