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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

큰형이 결혼할 때 받은 아파트, 상속재산분할심판에서 어떻게 계산될까?

by 법무법인경국 가사팀 2026. 3. 23.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남겨진 재산을 정리하는 자리는 종종 해묵은 감정이 폭발하는 도화선이 됩니다. 특히 수년 혹은 수십 년 전, 맏이라는 이유로 혹은 결혼을 일찍 한다는 이유로 부모님으로부터 번듯한 신혼집이나 거액의 전세 자금을 지원받은 형제가 있다면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집니다.

 

지원을 받지 못한 다른 자녀들 입장에서는 당시 부모님이 사주신 그 집을 당연히 전체 계산에 포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집을 받은 당사자는 오래전 일이고 부모님이 자식 챙겨준 것을 이제 와서 왜 따지냐며 맞서기 때문입니다. 과연 과거에 결혼 자금 명목으로 넘어간 부동산은 법정에서 어떠한 취급을 받게 될까요. 오늘 이 시간에는 신혼집 지원금의 법률적 성격과 시세 변동에 따른 계산법, 그리고 소송 서면 작성 시 활용해야 할 공격과 방어의 논리를 치밀하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1. 결혼 자금과 신혼집, 순수한 선물인가 유산의 선지급인가

 

우리 민법 제1008조는 공동상속인 중에 피상속인으로부터 재산의 증여 또는 유증을 받은 자가 있는 경우, 이를 특별수익으로 규정하여 상속분을 산정할 때 참작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재판 실무에서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특별수익의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자녀의 혼인 시 지원된 주택 구입 자금, 부동산 증여 또는 전세 보증금입니다.

 

대법원 판례의 일관된 태도에 따르면, 자녀가 독립하여 새로운 가정을 꾸릴 때 부모가 막대한 비용을 들여 주거 기반을 마련해 준 행위는 단순한 피부양자로서의 생활비 지원 수준을 완전히 벗어난 것으로 봅니다. , 피상속인의 전체 자산 규모에 비추어 볼 때 일상적인 용돈이나 축하금의 범위를 초과하는 거액의 부동산 지원은 장차 그 자녀가 물려받을 유산을 살아생전에 미리 당겨서 지급한 것으로 명확하게 규정합니다. 따라서 다른 형제들은 소송을 통해 과거 형이 받은 아파트를 현재의 상속재산분할에서 정산을 요구할 수 있는 확고한 법적 권리를 가집니다.

 

2. 재산 가치의 기준점, 과거의 매매가인가 사망 시점의 시세인가

 

이러한 소송에서 당사자 간의 혈투가 벌어지는 가장 치명적인 쟁점은 바로 해당 아파트의 가치를 어느 시점의 금액으로 평가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증여받을 때 1억 원이었던 아파트가 세월이 흘러 부모님이 돌아가실 무렵에는 재건축 호재 등으로 10억 원으로 폭등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입니다.

 

집을 받은 형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받은 혜택은 과거 부모님이 지출하신 원금 1억 원에 불과하므로 1억 원만 계산에 넣어야 한다고 억울함을 호소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사법부의 잣대는 매우 냉혹합니다. 특별수익으로 인정된 부동산의 가치를 산정하는 법률적 기준 시점은 증여가 이루어진 과거의 시점이 아니라, 피상속인이 사망하여 상속이 개시된 바로 그 시점의 객관적인 시가입니다.

 

따라서 형이 20년 전에 1억 원에 받은 아파트라 할지라도, 아버지가 돌아가신 현재 시점의 시세가 10억 원이라면 형은 아버지로부터 무려 10억 원의 유산을 미리 챙겨간 것으로 취급됩니다. 이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동산의 자연적인 가치 상승분 역시 유산을 미리 받은 사람이 누린 경제적 혜택의 연장선으로 파악하여, 남은 가족들과의 진정한 공평을 기하려는 법원의 단호한 의지입니다.

 

한편 아파트를 증여받은 것과 아파트 매수자금을 증여받은 것은 다르게 취급됩니다. 아파트 매수자금 1억 원을 증여받아 형이 아파트를 매수하였다면, 증여받은 1억 원에 대해 한국은행 GDP 디플레이터 수치로 계산하여 상속개시 당시의 가액을 결정하게 됩니다. 예컨대 형이 1억 원을 증여받은 때가 2010년이고, 상속개시는 2024년에 이루어졌다면, 2010년의 GDP 디플레이터 수치는 87.460, 2024년 수치는 111.546 이므로, 2024년의 금전 가치는 1억 원 × 111.546 / 87.460 = 127,539,446(원 미만 버림으로 계산)이 됩니다.

 

3. 구체적인 숫자로 그려보는 법정에서의 상속재산분할 시나리오

 

이해를 돕기 위해 3남매가 남겨진 가상의 상황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남긴 예금과 토지의 합계가 총 5억 원입니다. 그런데 10년 전 장남이 결혼할 때 아버지가 증여해 준 아파트가 하나 있었고, 상속개시일(사망일) 기준 그 아파트의 시세는 10억 원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차남과 막내딸은 아버지로부터 독립할 때 단 한 푼의 지원도 받지 못했습니다.

 

재판부가 유산을 나누는 밑그림을 그릴 때, 현재 남아있는 5억 원만 가지고 3등분을 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아버지가 남긴 실제 유산 5억 원에, 장남이 과거에 미리 가져간 아파트의 현재 가치 10억 원을 가상의 바구니에 함께 담아 합산합니다. 이를 간주상속재산이라고 부르며, 이 사건의 간주상속재산은 15억 원으로 확정됩니다.

 

3남매의 법정 상속 비율은 평등하므로 15억 원을 3으로 나누면 각자가 쥐어야 할 공평한 몫은 5억 원씩이 됩니다. 그런데 장남은 이미 10억 원짜리 아파트를 가져갔으므로 자신의 원래 몫인 5억 원을 초과하여 넘치게 받은 상태입니다. 따라서 장남은 현재 남아있는 아버지의 예금과 토지 5억 원에 대해서는 단 1원도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게 철저히 배제됩니다. 결국 남은 5억 원의 재산은 과거에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한 차남과 막내딸이 25천만 원씩 온전히 나누어 가지는 것으로 재판의 1막은 정리됩니다.

 

4. 공격하는 자의 서면 작성 전략과 숨겨진 자금 추적

 

만약 당신이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한 동생의 입장이라면, 상대방이 신혼집을 받았다는 사실을 완벽한 물증으로 입증해 내는 데 사활을 걸어야 합니다. 아버지가 본인 명의로 된 아파트를 형의 명의로 이전해 준 것이라면 등기부등본만으로도 쉽게 증명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실무에서 가장 까다로운 경우는 아버지가 현금을 주어 형이 직접 아파트를 매수한 경우입니다. 이때 형은 소송 답변서에서 내 개인 돈으로 산 집이라며 부인할 확률이 높습니다. 이를 깨뜨리기 위해서는 법원의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 제도를 활용하여 아버지의 과거 은행 거래내역을 이 잡듯 뒤져야 합니다.

 

형이 아파트를 매수하고 잔금을 치른 날짜와 아버지의 통장에서 거액의 수표나 현금이 빠져나간 날짜의 궤적을 교차 검증하여 하나의 명확한 표로 만들어 준비서면에 첨부해야 합니다. 돈의 흐름이 형의 부동산 취득으로 연결되었다는 강력한 인과관계를 논리적으로 구성하여 판사의 심증을 굳히는 것이 상대방의 주장을 무너뜨리는 공격 서면 작성의 핵심입니다.

 

5. 방어하는 자의 대응 논리와 기여분의 활용

 

반대로 신혼집을 받아 소송의 표적이 된 장남의 입장이라면 어떻게 공격을 방어해야 할까요?

 

우선적으로는 기여분이 인정될 여지가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집을 받은 이후 자신이 부모님을 다른 형제들보다 훨씬 더 지극정성으로 모셨고 부모님의 다른 재산을 불리는 데 막대한 공헌을 했다는 점을 부각하여 별도의 기여분을 청구하는 맞불 작전을 펼쳐야 합니다. 내가 비록 과거에 아파트를 받았지만, 그 이후 십수 년간 아픈 부모님의 병원비를 모두 감당하고 모셨으니 나의 특별한 헌신을 기여분으로 인정하여 과거의 혜택과 상계해 달라는 논리를 서면에 담아 펼치는 것입니다.

 

두 번째 방어 논리는 해당 지원금이 부모님의 전체 자산 규모에 비추어 볼 때 특별수익으로 볼 수 없을 만큼 소액이거나, 일상적인 피부양자로서의 생활비 지원에 불과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1억 원 정도라면 인정되기 어렵겠지만 몇백만 원이나 몇천만 원을 증여받았는데, 부모님이 수백억 대 자산가였다면, 상속분의 선급이 아니라 평범한 부양 의무의 이행으로 인정받을 여지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6. 맺음말

 

가족 간의 유산 배분 절차는 단순히 현재 남아있는 돈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의 문제를 넘어, 과거 수십 년 동안 부모와 자식 간에 오고 간 경제적 지원의 역사를 법의 저울 위에 올려놓고 재평가하는 몹시도 차갑고 냉혹한 과정입니다. 특히 형제 중 누군가가 과거에 부동산이라는 굵직한 자산을 지원받은 이력이 있다면, 그 시세 변동과 자금 출처를 두고 벌어지는 법정 공방은 일반 민사 소송을 뛰어넘는 고도의 전문성과 치밀한 문서 작성 능력을 요구합니다.

 

수십 년 전의 흐릿한 기억이나 도덕적인 호소에 의존하기보다는, 객관적인 금융 데이터를 를 추적하고 관련 대법원 판례의 엄격한 법리를 방패 삼아 당신의 정당한 몫을 입증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