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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재혼 후 우리 아이 성(姓), 새 아빠 성으로 바꿀 수 있을까요?

by 법무법인경국 가사팀 2026. 2. 6.

재혼을 통해 새로운 가정을 꾸리게 되면 설렘과 동시에 현실적인 고민들이 찾아옵니다. 그중 가장 큰 고민거리는 단연 '아이의 성()' 문제입니다. 엄마와 새 아빠, 그리고 아이의 성이 제각각인 상황에서 혹시라도 아이가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거나 소외감을 느끼지 않을까 걱정하시는 부모님들이 많습니다.

 

과거에는 "아버지가 누구냐"에 따라 성이 무조건 결정되었지만, 2008년 호주제 폐지와 함께 도입된 민법 규정에 따라 이제는 자녀의 행복을 위해 법원의 허가를 받아 성과 본을 변경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신청한다고 무조건 다 바꿔주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은 대법원이 제시한 명확한 기준인 '대법원 2009. 12. 11. 200923 결정'을 중심으로, 재혼 가정의 성본 변경 요건과 절차를 알기 쉽게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1. 성본 변경, 법은 무엇을 기준으로 할까요?

 

민법 제781조 제6항은 "자녀의 복리를 위하여 자녀의 성과 본을 변경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 이를 변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핵심 키워드는 바로 '자녀의 복리(행복과 이익)'입니다.

 

, 부모의 체면이나 편의가 아니라, "성을 바꾸는 것이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는 데 더 도움이 되는가?"가 유일한 판단 기준입니다.

 

2. 대법원 판례로 보는 '변경 허가'의 기준 (대법원 200923)

 

이 판례는 성본 변경의 기준을 정립한 가장 대표적이고 중요한 판결입니다. 당시 대법원은 성본 변경을 허가할지 말지 결정할 때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측면을 저울질(비교형량)해봐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성을 바꾸지 않았을 때 겪게 될 불이익

 

* 가족 사이의 정서적 통합에 방해가 되는지 (: "왜 나는 아빠랑 성이 달라?"라는 소외감)

* 학교나 사회생활에서 겪게 될 편견이나 오해 (: 재혼 가정임이 드러나 겪는 놀림 등)

 

성을 바꿨을 때 생길 수 있는 부작용

 

* 아이의 정체성 혼란

* 친아버지(생부)나 그 형제자매들과의 유대관계 단절

* 친아버지로부터 받던 양육비나 부양의 중단 가능성

 

대법원은 이 두 가지를 비교했을 때, 성을 바꿔줌으로써 얻는 아이의 행복이 부작용보다 더 크다면 친아버지가 반대하더라도 허가해야 한다고 명확히 밝혔습니다. 이는 자녀의 복리가 친부의 권리보다 우선한다는 점을 확인한 것입니다.

 

3. 어떤 경우에 변경이 잘 될까요? (허가 사례)

 

법원은 다음과 같은 상황일 때 변경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 아이가 어린 경우: 초등학교 입학 전이거나 저학년일 때는 정체성 혼란보다는 친구들과 다르다는 점에 대한 스트레스가 더 클 수 있어 변경 필요성이 높게 인정됩니다.

* 새 아빠와의 유대관계: 새 아빠가 아이를 친자식처럼 사랑하고, 아이도 새 아빠를 따르며 이미 깊은 애착 관계가 형성된 경우입니다.

* 재혼 기간이 긴 경우: 재혼한 지 얼마 안 된 상태보다는, 가정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상태에서 청구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 아이 본인의 강력한 의사: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이라면 아이가 성 변경을 간절히 원하는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4. 친아버지가 반대하면 못 바꾸나요?

 

많은 분이 걱정하는 부분입니다. 친아버지가 "내 핏줄인데 절대 성을 못 바꾼다"고 법원에 반대 의견서를 내면 어떻게 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친아버지가 반대한다고 해서 무조건 기각되는 것은 아닙니다. 앞서 소개한 200923 결정에서도 알 수 있듯이, 법원은 친부의 동의 여부보다 '아이의 복리'를 더 상위에 둡니다.

 

만약 친아버지가 평소에 양육비도 주지 않고 아이를 보러 오지도 않으면서(면접교섭 불이행) 오직 자존심 때문에 반대만 한다면, 법원은 그 반대를 기각하고 성본 변경을 허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친아버지가 아이와 매주 만나며 깊은 유대관계를 맺고 있다면, 성을 바꾸는 것이 아이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고 보아 기각될 수도 있습니다.

 

5. 성본 변경 신청 전 체크리스트

 

아이의 의사 확인: 아이가 성을 바꾸는 것을 진심으로 원하는지, 아니면 엄마의 눈치를 보는 것인지 세심하게 살펴야 합니다.

재혼 가정의 안정성: 재혼한 지 1년 이상 지나 가정이 안정되었을 때 신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성급하게 신청했다가 다시 이혼하게 되면 아이의 성이 붕 뜨게 되는 더 큰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준비 서류:

* 자녀의 기본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등본

* 청구인(엄마) 및 계부(새 아빠)의 가족관계증명서, 혼인관계증명서

* 진술서: 왜 성을 바꿔야 하는지, 아이가 학교에서 겪는 어려움은 무엇인지, 새 아빠와 얼마나 잘 지내는지 구체적인 에피소드를 담아 작성하는 것이 핵심입니다.